이재명 정부 첫 집권여당 대표 경선이 '찐명(진짜 친이재명) 경쟁'으로 흐르는 가운데, 4선 정청래 의원은 '투쟁력' 3선 박찬대 의원은 '뒷받침'을 각각 피력하고 있다.
정 의원은 24일 MBC라디오에서 "권투로 치면 저는 강력한 인파이터, 박 의원은 약간 아웃복서로 볼 수 있다"며 "지금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대통령 하나 바뀌었는데 수많은 내란세력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이것을 청산하려면 강력한 개혁(을 해야한다)"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내면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 그는 "제가 법사위원장 할 때처럼 강력한 개혁당대표가 필요하고 당원들도 그걸 원한다"며 "아웃복싱을 원하는 분들은 저를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고 구도를 짰다.
그러면서 "검찰·사법·언론개혁을 3개월 안에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길 기대하는 분들은 저를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 비판은 삼간 채 "정책의 방향·속도를 갖고 토론하자. 인간적으로 박 의원을 너무 좋아하고 박 의원도 저를 싫어하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에서 '플레잉 코치'(감독 겸 선수)를 자임하고, 정 의원을 득점력 좋은 '골 게터'(주득점 선수)로 빗댔다. 정 의원은 "기분 좋더라"라며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 체제 아니었으면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불가능했어서 감사드린다"고 받아넘겼다.
정 의원은 출마 선언 때(지난 15일)와 같이 이날 "싸움은 제가 할테니 대통령은 일을 하시라"는 SNS 메시지를 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통령 심기만 살펴 충성하는 여당은 실패한다'고 지적한 것엔 "내란을 일으킨 '한때 윤석열 보유 정당'에서 할 말은 아니다"고 받아쳤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배경사진을 '검증된 당·정·대 원팀으로 유능한 개혁정치 완성'으로 교체했다. 그는 오전 국립서울현충원과 백범 김구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정의로운 통합과 유연한 실용으로 빛의혁명을 완수하고 국민주권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대선 승리 사령탑이었기도 한 만큼 안정적 당정관계의 적임자를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출마 선언에선 "이제부턴 박찬대가 이재명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며 눈물을 보이는 등 이 대통령 뒷받침 의지를 드러냈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민주당 모든 역량을 걸어야 된다"며 "당·정·대 관계를 원팀 수준으로 만드는 게 첫번째고, 또 '유능한 개혁'을 같이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대표가 된다면 "이 대통령이 정기적인 만남을 먼저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2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차기 당대표 주자인 정청래(왼쪽부터)·박찬대 의원이 참석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정청래의 알콩달콩'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