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총국(NMPA)은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 검토 대기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공고안을 게시했다. 30일 일정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임상적 가치가 뚜렷한 핵심 의약품, 약물평가센터(CDE)가 감독하는 두 가지 프로젝트에 포함된 암 또는 희귀질환 치료제, 중국에서 동시에 수행되는 글로벌 임상시험과 중국 연구자가 주도하는 다국적 임상시험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공고가 시행될 경우 미국 FDA의 처리기한인 30일과 일치하게 된다.
중국에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이 증가함에 따라 바이오 분야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기업이 후원하는 새로운 임상시험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3년 8%에서 2023년 29%로 급증했다. 한국은 2021년 6위, 2022년 5위, 2023년 4위로 상승 추세에 있었으나 지난해 6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중국 내 임상시험 제도 개선과 점유율 확대가 맞물리면서, 중국의 바이오 산업 성장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벨퍼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기회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미국 제약사들은 중국 기업과 183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14건 체결했다. 전년 동기 계약 건수는 2건에 불과했다.
일례로 화이자는 지난달 중국 3S바이오로부터 실험용 항암제 라이선스 취득에 사상 최대인 12억5000만달러를 지불했다. 미국 애브비는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의 자회사인 심시어 자이밍과 지난 1월 다발성골수종 신약 후보물질 'SIM0500'의 개발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최대 10억5000만달러 규모로 체결했다. 트럼프 정부가 의약품 품목관세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와중에도 미중간 라이선싱 계약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 기업들은 암 치료에 외에도 비만, 심장병에 사용될 수 있는 실험적 약물을 미국의 제약 회사에 라이선스했는데, 이는 중국이 국가적으로 제약 및 바이오 기술 연구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중국 바이오 시장은 자금조달 확대와 규제 변화로 문이 열렸고, 우수 인재에 대한 접근 확대로 중국은 황금기로 접어들었다"며 "현재 개발중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의 55%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등 차세대 치료제에서 중국의 선두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의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선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최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USA 2025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정치와 별개로 협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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