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창업주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장남 윤상현 부회장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윤 회장이 장남에게 지분을 인수할 당시 차녀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에 대한 독립적인 경영권을 보장해달라는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지분구조만으로 부친과 차녀가 힘을 모아도 장남을 이길 방도가 없다. 콜마그룹의 지주회사인 콜마홀딩스 지분율을 보면, 윤상현 부회장이 31.75%, 윤동한 회장이 5.59%, 윤여원 부회장의 동생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7.45%를 각각 보유 중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윤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8일 밝혔다.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지난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주)를 증여한 바 있다.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2018년 9월 윤 회장, 윤 부회장, 윤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배구조 관련 3자간 경영 합의를 맺었는데, 윤 부회장이 이를 깼다고 주장했다. 해당 합의엔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를 통한 그룹 운영을 맡으면서, 윤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자율적인 사업경영권 행사할 수 있게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부진한 실적을 명분으로 삼아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돌연 과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윤 대표의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는 자사의 실적이 1분기까지 저점을 찍고, 4월부터 반등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락세였던 실적이 올 4월부터 반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4월 잠정 실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5억3300만원, 35억81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49.7%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로, 최근 1년 중 최고치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3월부터 세종3공장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 중이며, 기존 생산시설 대비 납기 경쟁력과 생산 효율이 모두 향상돼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달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로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윤 회장의 법률대리인은 "본(주식반환) 소송은 윤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의 일방적 변경 시도에 따른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런 행태를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