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JB금융, 메리츠화재 등 금융사들의 줄이전이 점쳐지면서 다시 한번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2일 서울시와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JB금융그룹의 서소문 신사옥은 오는 2027년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그룹은 지난 2023년 총 2750억원에 1970년 준공된 동화빌딩과 주차타워 등이 속한 토지를 손에 넣었다.
그룹은 이 곳에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3만9963㎡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새로 짓는다. 이 빌딩은 지주를 비롯 서울 전역에 흩어져 있던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JB인베스트먼트 등 5개 계열사가 함께 근무하는 사옥이 될 전망이다. 강남·여의도 등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집결시킴으로써 계열사 간 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기공식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신사옥은 JB금융그룹의 미래를 이끄는 전진 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그룹 신사옥과 나란히 붙은 서소문구역 11·12지구는 1965년 중앙일보 창간부터 함께한 중앙미디어그룹 J빌딩과 M빌딩, 삼성생명 소유 철골주차장, CJ대한통운 사옥 등이 있던 자리다. 시행사 시티코어는 2020년 8월 J빌딩(서소문 제11-1지구)와 M빌딩(서소문 제12-1지구)을 매입해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신축 빌딩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지구와 인접한 서소문빌딩(서울역-서대문 1·2구역)도 철거 후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일보와 코웨이의 사옥으로 쓰였던 서소문빌딩은 완공 시 시행자인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삼성그룹이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지난 해 9월 강남구 삼성화재 서초사옥 '더에셋'을 매수하면서 서소문 이전이 준공 이후에도 몇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사무실 임대차 계약을 5년 연장했다. 삼성화재가 현재 임차하고 있는 더에셋 타워의 임대차 계약이 2026년까지다.
앞서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22년 간 머물렀던 여의도를 떠나 서울역 인근 봉래동 신사옥에 입주를 했다.작년 5월 완공된 봉래구역 제1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해당하며, 지하 6층~지상 20층 연면적 4만 270㎡ 규모다. 메리츠화재는 이어 봉래1지구 신사옥에 인접한 봉래 제2지구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연면적 6만2386㎡에 용적률을 1260%까지 끌어올려 지하7층~지상30층 규모로 건축물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NH농협금융은 NH농협리츠운용을 통해 돈의문 디타워를 약 8953억원에 매입했다. NH농협금융은 서대문 일대에 'NH농협금융 타운'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NH농협금융은 돈의문 디타워 길 건너편 농협중앙회 중앙 본부 신·구관 2개동에 농협중앙회,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농업박물관 등이 모여있다.
새문안로 인근엔 씨티은행 서울 본점과 흥국생명 본사가 있고, 광화문 쪽으로 나가면 교보생명, AIA생명, 동양생명, 현대해상, 신한은행, 우리은행, 롯데카드 본사 등이 '금융 벨트'를 이루고 있다. 을지로에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BC카드 본사, 하나은행 본점 등이 위치해 있다. 현대캐피탈도 본사를 서울역 인근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옮겼다.
서울역부터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이 지역은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성과 정통성에 금융사들이 일찍이 자리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개발 이후 금융사들이 모두 여의도로 모여들었던 것은 금융사들의 집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전산망이 불안하던 과거 기술적 문제이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은행 내에서도 증권사·자산운용사 등과 직접 접촉해야 하는투자은행(IB) 조직 등을 제외하고는 굳이 여의도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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