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추가 지정 가능성을 시사한 강동구는 0.50% 오르며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의 가격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도 확산 중이다. 마포구 역시 0.45% 뛰며 토허구역 재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종료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규제보다는 공급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펼치겠다는 이재명 정부 공약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는 1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동산시장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부동산 상황, 가계대출 동향 등을 점검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6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오르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넷째 주(8월 26일 기준·0.26%↑) 이후 40주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첫째 주까지도 0.10%를 밑돌았다. 이후 △5월 둘째 주 0.10% △5월 셋째 주 0.13% △5월 넷째 주 0.16% △6월 첫째 주 0.19%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송파구는 0.71%, 강남구는 0.51%로 지난 3월 셋째 주(송파 0.79%, 강남 0.83%) 이후 각각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동구는 0.50% 오르며 2018년 9월 둘째 주(0.80%)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초구가 0.45% 오른 가운데 성동구와 용산구도 각각 0.47%, 0.43% 올라 전주 대비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단지에서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경우 입주 10년차 이내의 신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종로(0.17%), 성북(0.13%), 노원(0.07%), 구로(0.06%)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 오름폭이 적었던 주변 지역도 상승폭을 키워 강남 중심의 가격 오름세가 주변부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대선이 끝나면서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펼치지 않는다는 새 정부의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대출규제 강화와 공급 부족 전망 등도 영향을 미치며 수요자들이 매수 시점을 앞당기는 움직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은 보합(0.00%)을, 경기도는 0.02%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의 가파른 상승세에 수도권 전체 상승률도 전주 대비 0.04%포인트 오른 0.09%를 나타냈다. 지방은 이번 주도 0.03%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5대 광역시는 전주와 마찬가지로 0.0% 하락했고, 8개도도 0.02% 내려 전주(-0.03%)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세종은 0.18% 오르며 다시 상승폭을 확대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0%) 대비 상승 전환됐다. 수도권(0.02%→0.03%)과 서울(0.06%→0.08%)은 상승폭이 확대됐고 지방(-0.01%→-0.02%)은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의 경우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대단지·학군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임차 수요가 이어지며 상승계약이 체결됐다.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부족 현상을 보이며 서울 전체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부동산 점검 회의에서 "국민 주거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실수요자 보호 원칙하에 투기·시장교란 행위나 심리불안 가수요 등이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의 가용 정책수단을 총망라해 검토하겠다"며 "실수요자 보호, 서민 주거안정 등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