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정원장 후보, 북한 내재적 접근법 논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 반미주의 성향 다뤄질 듯
국회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절차에 돌입하면서 이재명 내각 첫 인사검증이 시작된다.
국가 정보위원회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하고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정보위는 오는 19일 공개와 비공개로 나눠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후, 다음날인 20일에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도 연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과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등을 지냈다. 2006년 세종연구소 복귀 이후 수석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중국 베이징대 객좌교수, 연세대 석좌교수 등을 겸임했다.
야당은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친북 성향에 대해 강도높은 검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이 후보자가 설계한 햇볕정책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개발할 시간을 벌었고 그 결과 우리는 북핵이라는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다"며 "무엇보다 소위 '내재적 접근법'이라고 하는 왜곡된 종북 의식이 문제"라고 비판한 바 있다. 내재적 접근법이란 북한 연구에서 한국 등 외부의 시각이 아닌 북한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을 뜻한다.
국민의힘을 비롯해 보수 언론 등에서 이같은 비판이 지속되지 이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본인은 젊은 시절부터 단 한 번도 북한에 정통성이 있다는 발언을 하거나 논문을 작성한 적이 없다"며 "북한에 대한 연구에서 오래전부터 '내재적 접근법'을 거부하며 북한에 대한 연구는 바깥의 기준을 갖고 검토할 수도 있다는 '내재적 비판적 접근'을 주장해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종배 의원을 내정했으나, 나머지 위원 인선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2~23일 청문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전과 기록을 근거로 '반미주의'라고 비판하며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과거 학생운동을 하며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을 기획했다는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도 범죄자. 국무총리도 범죄자"라며 "법치주의가 사라진 대한민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반미 성향이라는 우려와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10일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에서 공교롭게도 전임 총리와 같은 학교(하버드)를 다녔고, 미국 헌법에 관심이 있어 미국 변호사도 됐다"며 "미국에 대한 이해가 깊고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도 꽤 오래 개인적인 교분이 있다"고 항변했다.한편 이재명 정부의 장관 지명은 제청권을 갖는 국무총리 인준 이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오는 16일까지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등 주요 공직자 후보에 대한 '국민추천제'를 진행하고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황인권 대통령경호처장.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