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선까지 돌파 가능" 전망에
신용융자 잔고 18조5331억 찍어
위탁매매 미수금은 900억 감소
지주·건설·금융주 뭉칫돈 몰려
신용융자 잔고 18조5331억 찍어
위탁매매 미수금은 900억 감소
지주·건설·금융주 뭉칫돈 몰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가 연일 강세를 나타내자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주, 건설, 금융 등 정부 정책 수혜주에 신용거래융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3000선 돌파 가능성까지 전망하며 신용거래 확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 합산치는 18조5331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82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조71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전체 합산액 기준 지난해 말(15조8170억원) 대비 17.17% 늘어났으며,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새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거래 방식으로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때 늘어난다. 지난해 연말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으로 '산타랠리' 없이 주가가 하락하자 국내 증시도 투심이 악화되면서 신용융자 잔고는 15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지난 3월 국내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서 회복세를 나타내자 신용융자 잔액이 18조원대로 늘어났고, 다시 대선을 앞두고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4월 중순 16조원까지 감소했다. 최근 이재명 행정부 출범 이후 '허니문 랠리'가 지속되면서 신용융자 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전날인 지난 2일(18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5거래일 만에 2000억원이 증가했다.
이달 들어 신용잔고가 급증한 종목도 이재명 정부 수혜가 기대되는 지주, 건설, 금융주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콤 체크 집계상 결제일 기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화로, 약 299억원이 증가했다. 이어 현대건설(250억원), 미래에셋증권(189억원), 현대로템(155억원), SK(131억원) 등이었다.
반대로 신용잔고가 가장 많이 줄은 곳은 삼성전자로 해당 기간 동안 1조82억원 감소했다. 이어 SK하이닉스(331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74억원), 셀트리온(82억원) 등이었다.
대선 전인 지난 4월 9700억원대까지 치솟았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8800억원대로 낮아졌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8%에서 0.4%로 줄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개인투자자가 3거래일 내 갚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진행되는데, 단기 투자 자금은 줄이고 회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신용융자를 이용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새 정부 주도로 증시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상승과 정상화 과정이 전개되고 있지만, 코스피 밸류 정상화만으로 3000선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도 "연이의 상승세로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으나, 우상향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상승하면 빚을 내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져 신용거래융자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투자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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