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약품·영양제 개발 본격화
HK이노엔, 아토피약 임상 승인
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준비
HK이노엔, 아토피약 임상 승인
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준비
최근 제약사들이 반려동물용 의약품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며 영양제, 건강기능식품에 이어 동물 의약품 신약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HK이노엔은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3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IN-115314는 세포 내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야누스 키나제-1'(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신약 물질이다.
JAK-1 억제 기전을 활용해 반려동물 대상 아토피 신약을 개발 중인 기업은 국내에서 HK이노엔이 유일하다. 회사는 이 물질을 사람에게는 연고제로, 반려동물에는 경구제로 동시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펫은 반려동물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펫'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을 통한 포도당 배출을 유도해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또 혈당 조절은 물론 혈압, 신장, 심장, 체중 관리까지 가능성을 보여 당뇨병 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웅펫은 당뇨병 신약인 대웅제약의 '엔블로'를 반려동물 대상으로 당뇨병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수의학과 과학'에 게재하기도 했다. 또 같은해 우루사의 주성분을 활용한 반려동물용 간기능 개선제 '유디씨에이정(UDCA정)'과 반려동물 췌장 효소보조제 '에피클'을 출시했다.
유한양행, 유유제약, 동아제약, 동화약품 등도 동물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유유제약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반려동물 사업을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4월에는 반려동물 사업 동물용 신약 개발기업인 벳맙 바이오사이언스와 반려견 전용 커뮤니티서비스인 도그피피엘에 12억4000만원 가량 투자했고, 현재 반려동물 사업 전담 인원 채용과 팀 신설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반려동물 산업 진출을 위해 장기간 사업성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회사 박셀바이오도 올해 반려동물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를 출시했다. 박스루킨-15는 사람의 유전체가 아닌 반려동물의 유전체를 바탕으로 개발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신약개발에 이어 영양제 유통망도 확대됐다.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최근 반려동물 맞춤형 영양제를 판매하고 있다. 보령의 자회사인 보령컨슈머헬스케어가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리베펫(Liebepet)'의 맞춤형 영양제 제품군인 '보령 리베펫 닥터' 6종을 지난달 다이소에 출시했다.
리베펫 영양제는 종합 건강(유산균·보스웰리아·루테인·스피루리나), 구강 건강(스피루리나), 관절 건강(보스웰리아), 눈 건강(루테인), 면역 케어(초유·코엔자임Q10), 피모 건강(피시콜라겐) 등으로 구성돼 있다.
KGC인삼공사의 자회사 케이지씨라이프앤진도 최근 반려동물 사료·영양제 브랜드인 '정관장 지니펫' 제품을 다이소에 출시했다.
한편 2023년 동물 약국과 동물용 의약품 등과 관련된 법안 개정령이 법제처를 통과해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반려동물 의약품 생산이 허용됐다. 이에 상호간 오염 우려가 없으면 일반 의약품 제조시설을 동물의약품 제조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섰고 2027년에는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과 신약개발은 사이클이 길지만 반려동물 임상은 상대적으로 짧고, 성장성이 높아 수익원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동물의약품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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