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급 정숙함에 가격경쟁력까지…토레스, 하이브리드 변신 대성공 [돈+Cars]

입력: 2025-06-08 06:0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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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급 정숙함에 가격경쟁력까지…토레스, 하이브리드 변신 대성공 [돈+Cars]

토레스 하이브리드 정측면부. 임주희 기자

새벽 1시, 심야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사방이 조용한 가운데 음악도 틀어져 있지 않은 차 안에는 적막감이 맴돌았다. "전기차야? 왜 이렇게 조용해" 고요한 사위를 깨뜨리고 동승자가 말을 걸었다. 그러자 운전자가 답했다. "이 차, 하이브리드야. 토레스 하이브리드."

밖에서 보면 토레스 가솔린차인데, 안에 탔을 때는 토레스 EVX인가 착각이 들 만큼 전기차의 정숙함을 빼닮았다. 시속 30~40㎞로 저속 주행할 때는 EV 모드로 엔진 소음 없이 조용하게 주행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웅크린 발톱을 드러내며 맹렬히 질주했다.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장점만을 모은 KG모빌리티(이하 KGM)의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도심과 야외활동을 오가는 현대인에게 최상의 파트너십을 자랑한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측면부. 뒤로 갈수록 각진 라인으로 안정적인 비율이 인상적이다.

이미 정통 스포츠실용차(SUV) 디자인으로 찬사를 받은 토레스의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외관은 흠잡을 데가 없다. 야성미 넘치는 전면부는 거친 오프로드도 힘차게 달릴 것 같은 모습이다. 뒤로 갈수록 각진 라인으로 안정적인 비율을 선사했으며, 덕분에 2열과 트렁크 공간도 충분히 확보됐다는 것이 밖에서도 느껴졌다.

송풍구와 비상등 외 대부분의 조작 버튼이 디스플레이 안으로 들어가 깔끔해진 1열 모습.

내부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깔끔했다. 송풍구와 비상등 외에 조작 버튼은 모두 디스플레이 안으로 자취를 감췄다. 운전하면서 조작하기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하루만 운전하면 금방 조작법을 익힐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효율적이고 알아보기 쉽게 디자인됐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같은 크기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우수했으며, 지도 우측으로 플레이리스트, 공조 시스템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켜놓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에는 KGM의 차세대 통합 UX 플랫폼 '아테나 2.0'이 적용돼 직관성과 인지성이 높아졌다. 2열 열선시트도 앞좌석에서 조작 가능했으며, 블루투스 연결 버튼도 바탕화면에 따로 빼놔서 빠르게 조작할 수 있었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파노라마 선루프가 없다는 건 아쉬운 점이었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최대 1510ℓ가 제공된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오래 탈수록 매력적인 차다. 지난 3월 말 출시 당시 3시간가량 시승했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매력이 장기 시승을 하니 체감됐다.

우선 연비는 생각보다 훌륭했다. 이 차의 중량과 연비에 유리하지 않게 디자인된 외관을 생각하면 보통의 하이브리드차보다 연비가 떨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3일 동안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운전했을 때 평균 연비는 리터당 16.6㎞가 나왔다. 연비 운전을 할 줄 모르는 대부분의 운전자가 출퇴근, 여행 등 다양한 상황을 운전한다고 생각하면 준수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공간 활용도는 만족도가 높았다. 뒷좌석에 성인 3명이 앉아도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최대 1510ℓ가 제공되는 만큼 차박이나 캠핑 등에도 활용하기 좋았다. 센터콘솔, 센터패시아 아래 공간 등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군데군데 위치해 있어 편리했다.

여기에 보너스로 한강 등을 놀러 갈 때 공영주차장 요금을 50% 할인받을 수 있는 것도 경제적이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후면부.

주행감도 우수했다. 도심에서는 EV모드로 정숙하게 움직였으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이 개입되며 날카롭게 치고 나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에는 1.83kwh의 배터리와 130kwh의 모터가 들어갔으며,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기술로 도심 주행 94%를 EV 모드로 구현 가능하다. 실제 출퇴근할 때는 EV모드가 80%까지, 캠핑을 위해 장거리 운전할 때는 54%까지 사용됐다.

KGM은 하이브리드 전용 듀얼 모터로 충전과 구동을 동시에 하며, 직병렬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해 병렬형 대비 전기차와 더 가까운 주행감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이 차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가격 때문이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T5 트림 기준 3140만원, T7 트림은 3635만원이다. 가성비로 유명한 토레스 가솔린차보다 343만원 비싼 수준이다. 대부분의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이 3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총평을 하자면 패밀리카나 캠핑 용도의 하이브리드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이 차를 꼭 시승해 보길 추천한다. 가격 대비 주행감과 연비, 공간 등이 우수하기에 보는 것보다 직접 탔을 때의 만족도가 배가될 것이다.

글·사진=임주희기자 ju2@dt.co.kr

토레스 하이브리드 2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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