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 한국선 `찬밥` 신세…일본, 싹쓸어가더니 `대반전`](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2602109919036001[1].jpg "[박상길의 이슈잇슈] 한국선 `찬밥` 신세…일본, 싹쓸어가더니 `대반전`")
"1인 가구에게는 밥을 해 먹는게 손해예요. 밥해놓고 안 먹으면 쉬어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귀찮아서 자주 시켜 먹었더니 1년 배달음식비만 180만원이 넘었네요."(30대 여성 김모씨)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은 완전히 옛말이 되었다. 한국사회가 핵가족화가 되어가고 젊은 남녀들 사이에서는 '나혼자산다'는 경향이 뚜렷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사회에서 쌀은 밥보단 쌀가공식품으로 더 많이 소비되는 추세다.
취재에 앞서 밥 소비를 얼마나 하는지 확인해봤더니 4인 가족인 기자의 집에서는 2주마다 5㎏의 쌀을 소비하고 있었다. 하루에 1끼 정도만 같이 식사를 하기 때문에 4인 가족 임에도 쌀 소비량이 많지 않았다. 기자의 아내는 자녀가 없었다면 쌀 소비량이 더 적었을 것이라고 했다.
기자의 지인들 사이에서는 극과 극인 쌀 소비 성향이 나타났다. 50대 이상 가정이 있는 경우에는 일주일에 주 2회에서 최대 5회가량 쌀을 소비한 반면 1인 가구이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 쌀 소비량이 주 1회를 밑돌았다. 1인 가구의 경우에는 압력밥솥에 밥을 하더라도 치우기가 귀찮고 밥양도 조절하기 어려워 쌀을 소비하기보단 햇반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반면 쌀 소비량이 많은 가정에서는 일본처럼 쌀값이 급등하더라도 꼭 한끼는 밥을 먹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25일 수원의 한 마트를 돌아보니 쌀은 잘 찾아보기 어려운 구석진 코너에 수십 포대가 쌓여 있었다. 쌀은 8㎏이 약 4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기자가 장을 보며 20여분 머물러 있는 동안 쌀을 구매하는 손님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이처럼 쌀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홀대' 받고 있다. 통계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4.4㎏으로 198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30년 전인 1994년 120.5㎏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하루 단위로 살펴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50g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쌀이 밥보다는 쌀 가공식품 등으로 소비되고 있다. 작년 기준 사업체 부문 쌀 소비량은 87만3363톤으로 전년 대비 5만6242톤(약 7%)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현지 벼 작황 부진과 수급 문제로 쌀 가격이 급등한 일본에서 품질이 좋은 한국산 쌀을 포함해 수입쌀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한 여성이 SNS를 통해 한국에서 구매한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는 과정을 올린 영상이 조회수 10만건을 돌파할 정도로 현지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으로 여행가는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값도 저렴하고 맛있는 "한국 쌀 사오기 미션"이 생겼으며 한국 관광 필수 품목으로 꼽을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일본으로의 쌀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남 하동군에서는 쌀 40t, 경북 포항에서는 5t이 각각 일본으로 처음 수출됐다. 하동군에서는 1차로 보낸 40t에 이어 2차로 40t을 추가로 수출할 예정이며 연말까지 200t의 물량아 추가로 일본에 수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에서는 5t의 쌀을 포함해 모두 50t의 쌀을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다. 포항 쌀을 수출하는 한 법인에 따르면 포항 쌀은 단단한 식감, 적당한 찰기, 은은한 단맛의 특징을 지녀 일본 소비자 입맛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해남에서 22t,삼척에서 20t이 각각 수출됐으며 삼척 쌀은 올해 연말까지 40t이 추가로 수출될 예정이다. 이외에 전남 강진에서도 26일 200t의 쌀이 수출된 뒤 최대 200t이 추가로 수출될 전망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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