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비대위원장-전병헌 대표 공식 회동
金 "이재명 집권 저지·개헌 협의할 것"
田 "7공화국 개헌과 정계개편" 기대
이낙연이 촉구한 해체수준 국힘 쇄신도 주문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이 분권형 권력구조 헌법 개정과 반이재명을 연결고리로 제21대 대선 국면에서 연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병헌 새민주 당대표는 20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약 30분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계엄 단절과 극복을 전제로, 이재명 독재집권을 저지하고 제7공화국 개헌을 위한 통큰 협의를 앞으로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신속하게 내부 전열을 준비하고 대대적인 혁신의 노력을 해나가면서, 개헌과 2028년 총선·대선을 동시에 치르도록 하고 차차기 대통령이 7공화국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수 있도록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이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하잔 것"이라고 화답했다.
앞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권한 대폭 조정 개헌,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국회 권한남용 견제를 공약했다. 이는 새민주당이 줄곧 주장해 온 내용과 동일하다.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의 개헌안은 2022년에도 후보로서 이미 얘기했던 것"이라며 "명동 첫번째 유세에서 분권형 개헌하겠다고 얘기한 이후 범죄 방탄을 위해 안중에도 없었고, 이번 계엄 과정에서 절호의 개헌 기회가 있었는데도 완전히 외면했다가 지금 대선에 임박해 또한번 개헌을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대 대통령이 늘 대선 전에 개헌 얘기하고, 대선 끝나면 다시 없었던 일로 돌아가는 도돌이표형 개헌일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5년 임기 다 마치고 4년 연임 개헌하겠다고 하는 건 우리나라 개헌 중 가장 나쁜 유신헌법 개헌과 사사오입 개헌인데 정권 연장 의도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 대표는 "한동훈(국민의힘 전 대표)·한덕수(전 총리)·김문수 후보가 얘기한 3년 임기단축 개헌이 7공화국을 확실히 열 수 있는 개헌 약속이고, 그 과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대선 과정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와 신속 단일화' 약속을 깬 김 후보와의 연대를 배격한 이낙연 전 총리와 의중과 관련해 전 대표는"이 전 총리는 개헌연대, 국민의힘의 대대적인 해체 수준 쇄신, 괴물국가 출현 저지를 위한 노력을 말씀한 바 있다. 현재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과의 연대나 협력에 있어선 아직 특별히 관심 갖고 있진 않다"면서도 "국힘의 해체 수준 환골탈태 쇄신의지와 내부 전열정비가 가장 중요한 전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용태 비대위원장께 강력하게 신속하게 이런 부분을 요구했다"며 "전열정비는 지금 국힘 (경선)후보자들 간에도 확실한 단합이 덜 이뤄져 일사불란한 모습을 못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와 민주당의 입법독주와 행정부·사법부 장악 '총통령 독재' 등장 우려에도 국힘 후보가 약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양당간 연대와 관련해 전 대표는 "개헌과 관련한 확실한 협의가 구체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라며 "두번째는 대선 이후 정치적 쇄신과 대대적인 혁신적 정계개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담보돼야하지 않겠나. 우리 정치가 양 진영 극단 대결을 '협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정치로 선진적으로 바꿔가는 데 있어 필수적 요소"라고 했다.
이 전 총리와 새민주는 분권형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과 더불어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한 바 있다. 다당제 확립을 위해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개편하는 방안과 함께, 국회 상원 도입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정치권에서 대한민국헌정회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개헌연대 대선을 촉구해오기도 했다.
전 대표는 '계엄 단절'에 관해선 "4월4일 윤석열 파면으로 계엄(내란)이 종식됐다"며 "윤 전 대통령 자진 탈당으로 계엄과 단절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또 "내란이 지속되고 있다면 대선이 치뤄지고, 이 후보 지지도가 저렇게 높게 나올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정상적 선거로 갔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회동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입법·사법·행정 삼권을 모두 (이재명) 1극체제로 장악되는 총통령 체제가 등장하고야 말 것인지, 국민들이 저지해낼 수 있을지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김 비대위원장이 그야말로 국민의힘의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와 쇄신, 총통령 등장 저지에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개헌연대와, 자유민주주의 가치 지키기를 함께 논의하자"며 주로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회동 후 "여론조사상 지지세가 상승해가고 있고 경선에 함께했던 주자도 김 후보 승리를 위해 뛰고 계신다. 저희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서 "전 대표와 협력을 위해 많은 만남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유재호 성남시의원 등 새민주 당원 33명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전병헌(오른쪽부터)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김용태(왼쪽부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