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설전을 벌이다 고발전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해당 발언을 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맞고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네거티브 공동대응단장인 주진우 의원과 최기식 당협위원장은 19일 언론 공지를 내고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무고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순히 재료비만 언급해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집단의 사회적 명성을 전반적으로 실추시키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후 자신의 망언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발언 취지를 부인하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덮고자 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전날 민주당이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하기로 밝힌 것에 대한 대응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에서 불법영업을 하던 상인들을 설득했던 일을 거론하며 "5만원 주고 땀 뻘뻘 흘리며 (닭죽) 한 시간 고아서 팔아봤자 3만원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비판했는데, 이 후보는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이 후보 역시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말에는 맥락이라는 게 있다"며 "(발언했던 당시에는) 커피 원재료값은 120원 정도가 맞다. 인건비와 시설비가 감안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닭죽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영업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말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뭐든 극단적으로 단정하고 전제를 왜곡해서 질문하거나 주장을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