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무역·비관세조치 등 논의
정부, 의제 정리 대응전략 마련
'7월 패키지' 타결 차기정부 몫
정부, 의제 정리 대응전략 마련
'7월 패키지' 타결 차기정부 몫
철강·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소고기 등 농산물 비관세조치 관련 한미 양국의 실무 협의가 이르면 20일부터 미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영국의 첫 무역 합의 도출, 중국과의 관세 협의 등을 빌미로 25% 상호관세 감축 등 실무 협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인 7월 8일까지 '7월 패키지(July Package)' 협상 결과는 차기 정부의 몫이 됐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은 이르면 20일 출국해 워싱턴 DC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중심의 미국 정부 대표단과 '2차 기술 협상'을 진행한다.
정부 대표단에는 통상 대응 주무 부처인 산업부 외에도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정보통신부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2차 기술협의에서는 균형무역과 비관세조치, 경제안보, 디지털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 중심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 대표단은 미국 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부 의제를 정리하고, 막바지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영국과 첫 무역 합의를 도출하고, 중국과의 무역 협의에서 어느 정도 실익을 챙긴 만큼 한국과의 실무 협의에도 구체적인 요구안을 꺼내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무역 적자 해소를 강조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한국에 에너지 등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 약속을 구체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 수출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각종 비관세 장벽 이슈도 꺼내 우리 정부의 양보를 이끌어 내려고 할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 등을 통해 비관세 장벽으로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과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제약 문제, 약값 책정 정책, 스크린 쿼터제 등을 언급해 왔다. 미국은 이들 비관세 장벽이 자국 상품과 서비스 수출에 걸림돌이 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국산 수입 확대를 통한 무역 균형 추구, 미국 측이 요구해온 조선업 등 한미 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를 지렛대 삼아 25% 상호관세와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품목 관세 면제 또는 최소화를 목표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앞서 한미 양국은 '2+2' 고위급 통상 협의 당시 미국이 상호 관세 유예 종료 시점인 7월 8일까지 결과를 도출하는 '7월 패키지'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이 18개 주요 무역국들과도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다 다음 달 대선 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이 기간 내 대미 협상을 마무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이 대선 전 마지막 한미 간 실무진 협의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7월 8일까지 예정된 시한을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불가피할 경우 조정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그리어 대표에게 국가별 관세 및 품목 관세 일체에 대한 면제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 등 여러 민감한 사안에 대한 협의는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맡게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예상대로 미국이 원하는 분야가 더 세분화 될 수 있고, 특정 농산물 등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며 "차기 정부에서도 수출 영향이 큰 자동차, 반도체 등 품목별 관세 인하에 중점을 두고 대미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