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에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세, 오는 19일 개막하는 '컴퓨텍스 2025'의 인공지능(AI) 모멘텀 기대가 시장을 떠받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저하 우려가 투자심리를 제약할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92% 상승한 2626.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 대비 0.35% 오른 725.07에 거래됐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90일간 관세를 큰 폭으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미국은 대중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트럼프는 중국이 90일간 비관세 대응 조치 역시 유예 혹은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긍정적인 합의 결과에 주식시장이 강세를 시현했다.
미중 상호 관세 유예 합의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관찰되고 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64억원 규모로 3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고 기관도 5337억원 규모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반면 개인은 1조7654억원 규모 순매도세로 차익 실현했다.
이번주 증시 역시 미중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흐름으로 추가 상승이 전망된다. 이의 영향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19일에는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인 '컴퓨텍스 2025'가 개최된다. 올해 컴퓨텍스는 'AI NEXT'를 슬로건으로 하며 이와 관련된 AI 로봇,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영역에서 AI 모멘텀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조연설에 나선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주가도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5월 16일 옵션 만기일 도래로 인해 단기 차익 실현 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며 "단기 주가 조정시 AI 모멘텀 회복 기대감이 있는 AI 관련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젠슨 황은 지난해 '컴퓨텍스 2024'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공개하며 한국 반도체 기업의 HBM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며 "이번 기조연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 국면에 진입했지만, 경기 둔화가 진행 중인 점은 투자에 고려할 포인트다. 여기에 한미 환율 협의 이후 원화 절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또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한 바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미 예견된 측면이 있어 증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차익 실현 매물 촉발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셀 아메리카' 이슈가 재부각되는지 여부를 포함해 향후 정책 결정과 시장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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