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거부권 제한, 계엄선포 국회 통제 강화"
金 "차기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해 개헌 완성"
검찰·사법부·감사원 개혁 등 각론은 입장 차이 커
대선 막판 개헌 논쟁이 최대 쟁점 부상 가능성
金 "차기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해 개헌 완성"
검찰·사법부·감사원 개혁 등 각론은 입장 차이 커
대선 막판 개헌 논쟁이 최대 쟁점 부상 가능성
그간 개헌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해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일제히 개헌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등 각론에서는 점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여 대선 막판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촉발된 탄핵 정국 속 정치권에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소하기 위한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개헌 필요성을 제기해 왔던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번 6·3 대선에서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시행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그간 개헌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지난달 있었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간 토론회에서도 상대 후보였던 김동연 경기지사나 김경수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것과 달리 이 후보는 "먹고사는 문제에 직결된 것도 아니고 좀 여유를 둬도 괜찮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에서도 정치·사법 개혁 내용을 담은 '내란 극복과 K-민주주의 위상 회복'을 제안했지만 직접적인 개헌 논의를 담지는 않았다.
김 후보 역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 국민 여론이 (대통령) 임기를 5년인 줄 알고 뽑았는데, 3년밖에 안 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후보 역시 10대 공약에 개헌에 관련된 부분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랬던 두 사람이 일제히 개헌을 꺼내든 것이다. 양 후보가 이날 공개한 개헌안은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제에서 각각 4년 연임제(이 후보)와 중임제(김 후보)로 개편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공통점이다. 다만 김 후보는 이에 더해 이번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마치고 2028년에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자는 방안이다. 이 후보는 임기단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4년 중임제' 대신 '4년 연임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중임제는 재선의 기회를 허용하되 그 기간이 8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의미지만 연임제는 대통령이 2회 재임하고 한번 쉰 후 다시 2회를 재임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 후보가 연임제라는 표현 속에 장기집권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질문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이날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헌법상 개헌은 재임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며 4년 연임제가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통령 직위를 개인적 영예나 사익을 위한 권력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발상"이라며 "국민을 위한 역사적 책임·의무라고 생각하면 그리 가볍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 모두 '제왕적 대통령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해결 방법은 달랐다.
먼저 이 후보는 국회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청·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방송통신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중립적 기관장 임명에 대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감사원도 국회 소속으로 이관해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도 제한하고,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모두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와 갈등이 있었던 내용들이다.
반면 김 후보는 대통령의 불체포특권을 완전히 폐지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형사재판을 받지 않을 권리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또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면책특권 완전 폐지, 국민입법제·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 국회의 권한 남용에 대한 견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현재 민주당이 국회에서 과반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랫동안 개헌의 단골 주제였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에 대해서는 이 후보만 제안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등 정당은 개헌의 일부 과제에 합의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과 계엄의 요건을 강화하는 데 사회적 합의를 이룬 것"이라며 "이미 합의한 대로 헌법 전문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자. 또 부마항쟁과 6·10항쟁,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진 국민 승리의 역사가 헌법에 수록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반면 전날 광주를 찾아 본인의 민주화운동 이력을 강조하기도 했던 김 후보는 이날 본인의 제안에는 5·18 정신 수록을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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