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동기보다 영업익 43% 증가
통합매입·대규모 할인 지속 효과
고객 수 증가·실적 상승 선순환
통합매입·대규모 할인 지속 효과
고객 수 증가·실적 상승 선순환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가 '홈플러스 공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에선 이마트의 통합매입 효과 극대화와 대규모 가격 할인 행사 지속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물량·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롯데마트는 홈플러스 공백기에 고객을 끌어들일 방법을 찾지 못했고, 그 결과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마무리된 올해 1분기 대형마트 업계 실적을 18일 분석한 결과, 업계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 돌입과 함께 상품 수급 불안에 빠진 동안, 소비자들은 이마트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 1분기 홈플러스의 경쟁사이자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의 실적을 보면, 별도 기준 매출이 4조6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33억원으로 43.1% 늘었는데, 이는 1분기 기준 2018년 이후 7년만에 최대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슈퍼마켓 체인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이마트24 등 주요 채널에서 통합매입을 가속화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룬 것을 실적 개선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주요 생필품에 적용한 '가격파격 선언'과 올 1월부터 진행한 '고래잇 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 행사로 가격 경쟁력 또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에 집중했다"면서 "이를 통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고객 혜택으로 재투자하며, 고객 수 증가와 실적 상승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이달 들어서도 상추 1팩을 990원에, 활전복·피자를 40% 할인가에 판매하는 '가격파격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세계그룹이 열흘간 진행한 '랜더스 쇼핑페스타'가 역대 최대 실적인 약 1조3000억원을 달성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에 비해 대형마트 업계 3위 롯데마트는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는 등 경쟁사 위기 상황에도 별다른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73.5% 급감했다.
롯데쇼핑의 국내 마트·슈퍼가 하는 그로서리 사업 역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1조3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73.4% 줄었다.
롯데쇼핑 측은 올해 "경기침체 영향이 지속되고,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영업일수-1일)으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며 "매출 감소와 e그로서리사업 이관(e커머스→마트), 통상임금 영향 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공백' 효과가 사실상 이마트에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삼성전자, LG전자, 롯데칠성음료 등 거의 모든 업종의 납품업체로 미정산 우려가 확산한 바 있다.
납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홈플러스에 입점한 가전매장에서는 새학기·이사철·웨딩 시즌이 겹친 성수기에 이뤄진 주문을 줄줄이 취소처리 해야 했다. 직원들은 매장을 찾아온 고객들에게 다른 판매처에서 제품을 구매해줄 것을 안내하기도 했다.
대부분 납품을 재개한 상태에서, 지난 3월 20일에는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가 납품을 중단하는 등 제2 납품중단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유유 납품은 지난 2일에야 재개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물건이 빠진 홈플러스를 기다려주지 않았다"며 "고객들은 홈플러스발(發) 혼란기에 물량·할인 공세로 밀어붙인 이마트로 발걸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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