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미뤄왔던 여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정당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당정 협력, 당과 대통령의 분리, 사당화 금지라는 '당·통 관계' 3대 원칙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용태 비대위 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김문수 대선 후보는 "탈당은 윤 전 대통령 본인이 생각할 문제"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하자마자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나선 셈이다. 김 위원장은 공식 취임 전부터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정리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해온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 후보는 탈당 권유에 부정적이다'라는 지적에 "저는 비대위원장이고 당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강력한 의지가 있다"며 "성찰하는 보수와 오만한 진보의 싸움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먼저 결단해 줘야 한다"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또 "최대한 빠른 시간에 윤 전 대통령을 찾는 한편 이 안을 수용하는 것과 관계없이 당은 또 다른 절차를 고민하겠다"며 "가령 헌법 정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당원·당규의 제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제명·출당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제도화를 통한 당헌·당규 개정 절차를 밟는다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될 텐데 김 후보도 이러한 상향식 민주주의 구조를 수용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동시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보수 진영 인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범보수 진영의 빅텐트'를 강조하며 "김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한 통 큰 연대를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를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함께 경선을 치렀던 예비 후보들을 모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충분히 쇄신 방안과 정치 개혁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한 전 대표와 홍 전 시장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응답할 차례"라며 "그들을 정중하게 예우를 갖춰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석동현 변호사 영입 등 선거대책위원회 인선과 관련해서는 "김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분으로 진영과 관계없이 국민을 모두 통합해야 할 위치에 있다"며 "어느 진영에 있든지 함께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후보가, 또 당이 함께 모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국민의힘의 1호 당원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을 사랑하고 헌신해 온 모든 당원들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상징적인 의미에서 1호 당원을 대통령으로 둬 왔는데 이제는 모두에게 1호 당원을 돌려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정략적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는, 건전한 비판 정신이 살아있는 유능하고 합리적인 자유민주주의 정당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당이 처한 위기를 기회로 해 새롭게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