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썼다. 하반기 해외 수주 확대와 수출국 납품 일정이 빽빽하게 차있어 올해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1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워·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올 1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합산 매출 8조2672억원, 영업이익 8933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3.2% 늘었으며, 매출의 경우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직전 분기보다 6000억원가량 급증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성장을 주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의 자회사 편입으로 매출 5조4842억원, 영업이익 5608억원의 억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도 방산 부문 수출 증대오 호실적을 기록하며 이바지했다.
현대로템은 방산부문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6580억원을 기록하며 총매출 1조1761억원, 영업이익 2029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LIG넥스원도 유도 무기와 감시정찰 등 국내 양산 사업이 증가하며 매출은 작년보다 18.9% 증가한 9076억원, 영업이익은 69.6% 늘어난 113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KAI는 주요 수출국 납품 일정이 하반기에 몰리며 5.5% 줄어든 매출 6993억원, 2.5% 감소한 영업이익 468억원을 거두며 1분기 실적이 홀로 감소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K-방산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자회사 편입에 따른 분기 기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며, 현지화 등 해외 사업 강화로 수주 확대도 예상된다. 현대로템도 연내 폴란드와 체결한 K2 전차의 1차 계약분 180대가 모두 납품될 예정이기에 호실적이 전망된다.
김호성 한국방위산업학회장 겸 국립창원대 교수는 "폴란드와의 1차 실행계약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현대로템이 맺으면서 계약에 따라 납품되고 있으니 당분간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하반기에 2차 실행계약을 맺었고, 현대로템도 2차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리가 나오는 만큼 실적 향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장기 성장 과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대로템의 K2 전차 등 재래식 무기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방산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무인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이 방산 분야에서 협력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이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김 교수는 "현재 글로벌 방산 업계가 무인화라는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있는데 K-방산은 거기에 대응이 잘 안되고 있다"며 "무인화를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 하기 어려우니 협력이 필요하며, 미국과 유럽에서의 좋은 콜을 놓치지 않도록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