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플랙트 지분 100% 인수
100년 역사 냉난방공조 기업
액체냉각장비 업계 최고 수준
AI 기술확보 넘어 생태계 구축
100년 역사 냉난방공조 기업
액체냉각장비 업계 최고 수준
AI 기술확보 넘어 생태계 구축
![[기획] 이재용 AI 승부… 로봇·오디오·공조 M&A `차곡차곡`](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1502100332064001[1].jpg "[기획] 이재용 AI 승부… 로봇·오디오·공조 M&A `차곡차곡`")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총에서 "로봇 AI(인공지능)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국내외 우수 업체, 학계와 협력하고 유망 기술에 대한 투자와 인수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00조원이 넘는 만큼, 하만을 뛰어넘는 초대형 '빅딜'을 성사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AI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독일 냉난방공조(HVAC) 업체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2017년 하만(약 7조원) 이후 첫 조단위 M&A다.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의 대형 M&A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M&A는 지지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주주총회 등을 통해 여러 차례 M&A 추진에 대한 약속을 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성사된 것은 거의 없었다.
![[기획] 이재용 AI 승부… 로봇·오디오·공조 M&A `차곡차곡`](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1502100332064001[2].jpg "[기획] 이재용 AI 승부… 로봇·오디오·공조 M&A `차곡차곡`")
이번 M&A로 삼성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시장에 확실히 했다. 공조 시장은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특히 데이터센터 분야는 생성형 AI·로봇·자율주행·XR(혼합현실) 등의 확산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가 예고되는 것이 배경이다.
데이터센터 공조는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솔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기술 내재화보다 빅딜을 통한 기술 확보로 방향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이번 인수를 결정한 플랙트는 1918년 설립돼 100년 이상 운영된 글로벌 공조 업체로 직원 수는 3500여명이다. 현재 65개국의 가정, 사무실, 학교, 병원뿐 아니라 첨단 시설에 중앙 공조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해 7억유로(1조10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올리는 유럽 최대 HVAC 업체다.
플랙트는 특히 클린룸, 기가팩토리, 데이터센터, 대형병원, 해양 플랜트, 대규모 주거 단지 등 각 B2B(기업간 거래) 솔루션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병원 등에 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영국 사우스웨스트·미드랜드 데이터센터, 네델란드 UMCG 대학병원 데이터센터, 영국 마이크로소프트 더블린 캠퍼스, 이탈리아 '로마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 아랍에미리트(UAE) 힐튼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미 시스템에어컨 유통업체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고, 작년 5월엔 미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 기반을 강화했다. 작년 7월에는 DA사업부 산하 전략마케팅팀 소속이던 에어솔루션 사업 담당 부서를 '에어솔루션비즈니스 팀'으로 승격시키며 종합 HVAC 기업으로의 포석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M&A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2014년 이후 AI 소프트웨어, 전장, 공조, 망 네트워크,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가전, 로봇 등 전방위 분야에서 크고 작은 M&A를 단행해 오면서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2014년 8월 인수한 스마트싱스는 현재 비스포크 AI 가전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으면서 'AI 가전=삼성' 공식의 주체로 활약하고 있다. 또 2017년 인수한 하만은 오디오를 넘어 전장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16년 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와 미 AI 플랫폼 개발 업체 '비브 랩스', 2017년 AI 챗봇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 등을 인수하며 AI 시대를 준비해 왔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이 풍부한 만큼 AI, 로봇,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추가적인 M&A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3월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05조원으로, 이 중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94조원가량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인수와 전략적 협력을 실행 해왔다"며 "신성장 분야, 미래 기술 분야 등 회사가 새로운 혁신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M&A를 지속해 나아갈 방침"이라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