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중원싸움에서 밀려 석패
빅텐트에 맞서 빅선대위로 중원 공략
빅텐트에 맞서 빅선대위로 중원 공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선후보가 '용광로 선대위'를 띄우면서 중도·보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 등 '반이재명 빅텐트'에 맞서 조기에 승세를 굳히겠다는 판단이다.
30일 출범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 따르면 상임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공동선대위원장단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보수 출신 인사로 주목받는다. 지난 대선 윤석열 캠프 합류했던 TK(대구경북) 3선 출신 이인기 전 새누리당 의원도 전격 합류했다.
후보 직속 국민대통합위 공동위원장 3인에 이름을 올린 권오을 전 한나라당 의원도 TK출신 친유승민계로, 유승민 전 의원 영입설과 맞물려 관심을 자아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탈당 후 보수계열 정당에서 활동한 문병호 전 의원에게 복당을 제안한 상태다.
'빅텐트'에 맞선 민주당의 '빅선대위'는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미 지난 2월18일 한 진보진영 유튜브에서 "저희는 진보가 아니다. 중도 보수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 다음날에도 국회와 방송 출연에서 "민주당은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 정당"이라거나 "합리적 보수의 역할도 우리 몫"이라고 자임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에는 후보로 선출된 지 약 넉달 만인 2022년 2월초에야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 정부"를 언급했다. 또 공식선거운동 전날인 2월14일이 되어서야 "국민통합정부"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구와 광주를 넘나들며 통합 행보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특히 이 후보는 최대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총리 및 친문재인계와의 갈등 후유증에 대장동 비리 폭로에 휩싸여 당내 통합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대선을 치렀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탈문재인 진보·호남 출신 인사들의 협력까지 얻어가며 대선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 결과 이 후보는 0.73%포인트 차로 아깝게 패배했다.
반이재명 연대세력의 빅텐트에 맞서 중원 공략에 공들이는 이 후보의 우클릭 행보에 대해 당내에 별다른 이견은 없다. 오히려 적극 두둔하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를 히틀러의 나치 참배에 비유하며 비난했던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거는 이겨놓고 시작하는 거"라며 "이 후보의 보수인사 영입은 승리를 위해 잘하는 일이다. 이 후보가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썼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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