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물가도 모르는 아빠? 1000원 용돈 줬다가 화들짝

입력: 2025-04-28 13:44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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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자녀가 편의점 앞 상품을 훑어보고 있다.<박상길 기자>

과자 4봉지 가격이 6000원에 육박했다.<박상길 기자>

지난 25일 오후 3시 수원의 한 편의점. 교복을 입은 학생 둘이 테이블에 앉아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나눠 먹고 있었다. 바로 옆 테이블에 앉은 중년 남성은 과자 한 봉지에 소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익숙한 풍경 속 어딘가 서글픔이 느껴졌다.

과자 4봉지 가격이 6000원. 편의점 물가가 언제 이렇게까지 치솟았을까. 아이가 군것질하고 싶다고 졸라서 같이 나갔다가 가격에 깜짝 놀랐다. 며칠 전 초등생 두 아들이 군것질을 하고 싶다며 용돈을 달라기에 '1000원씩' 쥐여줬다. 편의점을 간다고 하기에 과자나 아이스크림 하나쯤은 사 먹겠거니 했지만 이내 돌아온 아이들의 표정은 꽤나 어두웠다. 아이들은 1000원으론 이제 껌도 못 산다며 다음부터는 만원을 달라며 툴툴 거렸다. 아이들 눈엔 물가도 모르는 얼마나 답답한 '옛날 아빠'였을까. 순간 낯이 뜨거웠다.

'천원 한 장'만 들고 학교가 끝나면 친구와 간식 사 먹으며 웃던 천국 같던 시간은 이제 옛말이 됐다. 편의점을 찾는 학생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빈손으로 둘러만 보고 나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편의점에서 1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젤리나 캐러멜 정도에 불과하다. 컵라면 작은 컵은 1100∼1400원대, 컵라면 큰사발은 1500∼1800원대에 달했다. 삼각김밥도 가장 싼 제품이 1100원으로 1000원을 넘어섰다. 삼각김밥의 평균 가격대는 1500원대 내외이며 일부는 2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핫바 가격은 가장 저렴한 게 2500원 안팎이다.

과자는 1+1 할인 행사를 하는 제품들도 1700원짜리가 많았으며 인기 제품의 경우에는 최근 2000원까지 오른 것들도 눈에 띄었다. 껌값도 1000원을 넘어섰으며 아이스크림도 대부분 1500원대로 3년 전과 비교해 2배 수준으로 껑충 뛴 제품들도 있었다. 생수도 1000원 미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편의점 업계는 이런 흐름에 대응해 '천원의 행복'을 되돌릴 수 있는 방안으로 1000원 이하 자체 브랜드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500∼800원짜리 아이스크림과 550원짜리 라면을 출시한 데 이어 컵라면, 우유 200㎖, 콩나물, 아메리카노 등 1000원 수준의 초저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U는 지난해 선보인 880원 컵라면과 990원 스낵, 빙그레와 협업해 내놓은 990원 우유 외 양파, 대파, 마늘, 당근 등 식재료까지 확대해 990원짜리 채소 9종을 선보였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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