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기자간담회
"결혼 중개, 성사↑…증가 추세 이어질 것"
"일가정 양립 제도운영 기업 공시 의무화 추진"
"난임 휴가 늘리거나, 휴직 가능하도록 방안 강구"
"근본적 원인 '일자리' 등 구조 문제 대응안도 모색"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올해 합계출산율은 0.79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혼이 꾸준히 늘며 2030년 1명대 달성하겠다는 다짐도 (실현)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엄·탄핵 국면에 멈춰버린 인구전략기획부 설립을 촉구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하는 뜻깊은 성과를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이다. 출산율은 2015년(1.24명)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 0.03명 반등했다.
출산율의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긍정적인 변화가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게 주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출생에는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해 일반적으로 4분기 출산율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에도, 이번 4분기 출산율은 1분기,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며 "지역별로도 출산율 상승은 전국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령대별로도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의 출산이 크게 개선됐고, 20대 후반 출산율의 가파른 하락세가 현저히 둔화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혼인 건수도 통계가 시작된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은 14.9%를 기록하며 22만건을 돌파했다"고 부연했다.
저고위는 올해 출생아 수를 지난해보다 1만여명 늘어난 25만명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합계출산율은 0.8명에 근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 부위원장은 향후에도 결혼이 지속 증가하면서 출산율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결혼이 '페널티'가 아닌 '메리트'가 되도록 육아휴직 급여 등 제도를 많이 바꿨다"며 "결혼 중개업체에 문의해 보니 실제 현장에서는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 결혼 성사 비율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 한다. 조심스럽지만, 결혼 증가 추세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저고위는 출생 통계 흐름을 모니터링하면서 결혼, 출산, 양육 친화적 환경과 사회 분위기 조성에 고삐를 죌 방침이다. 저고위의 분석에 따르면, 저출산고령사회 시행계획상 직접적인 저출생 대응 예산은 2023년 23조5000억원에서 올해 28조원대로 20% 이상 확대됐다.
주 부위원장은 "육아휴직 등 주요 정책의 제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면서 중소기업 등의 실질적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일가정 양립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감면과 같은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일가정 양립 제도 운영 현황을 공시 의무화하는 등 기업들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경력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육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 재택 근무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 근무제 확산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인구부 출범 때문에 저출산위 예산이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위원회다 보니 1년마다 직원이 바뀐다. 국가 존망이 걸려 있고 연속성과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인구 정책을 전담할 부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인구전략기획부 설립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주 부위원장은 "유연근무 신청권을 사회적 협의를 거쳐 마련하면서 난임치료와 관련된 근로조건, 시간, 휴가·휴직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난임 휴가 기간을 늘리거나, 난임의 경우에도 일정 기간 휴직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는 좋은 일자리 부족, 수도권 집중, 사교육비 부담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제5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과정과 연계해 대응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민우기자 mw38@dt.co.kr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날 발표된 통계청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서 나타난 합계 출산율 반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