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이륙 직전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자발적 하기(下機)' 사례가 지난 5년 8개월간 25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유는 다양했다. 건강상 문제 등이 절반이상이었으나 물품 분실과 동행자와의 다툼은 물론 연예인을 보기 위해 탔다가 이륙 직전 내려달라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로 인해 이륙이 1-2시간 지체되는 등 불 불편을 초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공항에서 발생한 '하기' 사례는 총 2965건으로 집계됐다.
기체 결함, 지연, 운항 취소 등 불가피한 사정에 의한 '비자발적 하기' 417건을 제외한 '자발적 하기'는 2548건으로 전체의 85.9%였다.
'자발적 하기' 사유로는 '건강상 문제'가 54.9%(1399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정 변경'(10.7%·273건)과 '가족·지인 사망'(5.6%·142건) 등 납득할 사유가 많았으나, '단순 심경 변화'로 인한 하기도 전체의 15.3%(389건)나 됐다.
'단순 심경 변화' 이유는 물품 분실, 동행자와의 다툼, 요금 불만 등 대부분 긴급한 사안이 아니었다. 연예인을 보기 위해 비행기 표를 끊고 탔다가 이륙 직전에 내려달라고 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염태영 의원은 "이륙 직전 자발적 하기는 다른 승객과 항공사에 큰 손해를 끼치는 만큼 사안에 따라서는 승객이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18일 오전 귀경객과 관광객이 제주를 떠나기 위해 제주국제공항 출발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