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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끼워팔기` 제재 쉽지 않을듯… 경쟁제한성 입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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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격 인상 신고 접수"
서비스 '분할 시정명령' 예상도
자기상품 우대 행위로 14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이 이번에는 '끼워팔기' 의혹을 받고 있다. 로켓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우멤버십에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알뜰배달 서비스를 함께 덧붙이면서 가격을 인상했다는 신고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됐다. 조사와 심의를 거쳐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와우멤버십과 함께 제공하는 두 서비스를 각각 분할하라는 '분할 시정명령'이 나올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경쟁제한성 입증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9일 쿠팡의 와우멤버십 운영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거래 강제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쿠팡은 지난 4월 와우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약 58% 인상했는데, 여기엔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알뜰배달 서비스 이용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명백한 끼워팔기"라고 했다.

하지만 끼워팔기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경쟁제한성'이 입증돼야 제재가 가능하다.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걸 입증하고, 끼워팔기를 통해 배달과 OTT 등 다른 시장에서 타사 점유율을 뺏어왔다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끼워팔기 제재는 참고할 만한 게 거의 없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2006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에 자사 메신저(MSN)와 미디어플레이어를 의무 탑재한 데 대한 제재 조치 정도가 유의미한 사례로 꼽힌다. 당시 공정위는 330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MS가 윈도우에 메신저센터 등을 설치하고 MS 제품 뿐만 아니라 네이트온 등 다른 제품도 함께 다운로드 가능하도록 개선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시 MS는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에서 명백한 독점사업자였다"며 "MSN이 네이트온 등 기존 선도 사업자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는 정황도 뚜렷해 끼워팔기에 대한 제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 중인 사건으로는 '구글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혐의가 있다. 공정위는 구글이 국내 시장에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권을 판매하면서 유튜브 뮤직을 끼워팔기했다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영상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가 공고한 유튜브의 기세에 힘입어, 유튜브 뮤직은 출시 9년 만에 멜론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처럼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을 분할하라는 시정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쿠팡의 점유율은 24.5%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2·3위 사업자인 네이버쇼핑(23.3%)과 G마켓(10.1%)과 합쳐도 과점 기준인 75%에 모자란다. 현재로선 독과점 지위를 입증할 수 없어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새로 진출한 시장에서 쿠팡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2020년 출시한 쿠팡플레이는 2년 반만에 25% 점유율을 달성했다. 넷플릭스를 제외한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에서는 기존 1위였던 티빙과 다툴 정도다.

쿠팡이츠 또한 순식간에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 월간 사용자 수 점유율은 20%로 전년(10%) 대비 두배 높아졌다. 배달의민족(60%)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지만, 요기요(16%)를 추월했다.

공정거래법 사건을 다수 다룬 한 변호사는 "다른 시장에서 점유율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온라인 구독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부터 '끼워팔기'라고 정의할 건지 따져볼 여지가 많다"며 "와우멤버십에 포함되는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가격할인, 무료반품 등 서비스를 일일히 분할하라고 조치할 수도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쿠팡 `끼워팔기` 제재 쉽지 않을듯… 경쟁제한성 입증 관건
서울 시내 주차된 쿠팡 배송 트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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