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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선진화 방안]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한다지만… 밸류업 훼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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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무기징역 등 처벌수위 강화
상환 기간·담보 비율 여전히 부족
외국인·기관 시장참여 위축될수도
[공매도 선진화 방안]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한다지만… 밸류업 훼손 우려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매도를 놓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외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을 결국 대부분 수용했다. 기관과 개인 모두 주식을 빌린 뒤 90일 내에 갚도록 조건을 통일했고, 기관 대차에 비해 높았던 개인의 대주 담보비율을 조정했다. 금융당국은 제도개선 이후 오히려 기관보다 개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공평한 시장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기관과 외국인 등에 대한 과도한 진입장벽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와 멀어져 결국 자본시장 선진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매도 선진화 방안]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한다지만… 밸류업 훼손 우려도
◇개미가 더 유리한 시장?…불법공매도 처벌도 강화=그간 기관과 법인이 주로 이용하는 '대차' 조건에 비해 개인이 주로 이용하는 '대주'의 차입조건이 달라 기관에 비해 개인이 불리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대차는 상환기간 제약이 없고, 통상 담보비율이 105%인 반면 개인 대주는 최대 90일까지 빌린 주식을 상환해야 하고, 담보비율도 120%가 적용됐다. 지난 2022년 대차 상환이 12개월을 넘긴 공매도 건수가 전체의 9.3%에 달하기도 했다.

13일 정부가 내놓은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매도 목적 대차도 상환기간을 90일로 제한하고, 최대 12개월까지만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대주 담보비율도 120% 이상에서 105% 이상으로 낮춰 대차와 대주의 조건을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금융당국은 대여자 요구시 중도 상환해야 하는 대차보다 중도상환요구를 할 수 없는 대주가 오히려 유리한 조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피200 주식의 담보비율을 120%로 유지한 것도 대차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처벌 수위가 낮아 기관들의 불법 공매도가 끊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개선안에 반영했다. 벌금을 기존 부당이득의 3~5배에서 4~6배로 상향하고, 징역도 부당이득액에 따라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불법 공매도나 불공정거래시 최장 10년간 주식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임원선임 제한 명령, 계좌 지급정지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밖에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거래소 중앙점검시스템 구축, 기관 잔고관리 전산시스템 및 공매도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화 등의 내용이 개선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시스템 의무화, 처벌 강화 등을 위한 연내 법 개정을 목표로 법안을 발의하고, 하위법규 개정으로 가능한 대주 담보비율과 공매도 잔고 공시기준 등은 3분기에 바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날 금융위는 임시금융위원회를 열고 중앙시스템이 구축되는 내년 3월 30일까지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개미 "여전히 부족…기관 허들 높여야"=전문가들은 이번 공매도 개선안이 시행되면 외국인과 기관 등이 요구했던 규제의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봤다. 특히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이 67%에 달하는 국내 증시의 특성에 따라 엄격한 공매도 규제가 요구되는 것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해도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개선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개인과 기관이 동일한 조건에 서는 것이 아닌 기관의 허들을 높여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그동안 시장에서 공매도 주체가 개인 투자자보다 39배의 수익을 가져간 만큼 기관에 불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공평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처벌 강화나 증권사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은 환영하지만 상환 기간과 담보 비율은 부족한 수준"이라며 "최대 1년의 상환기간을 보장하고 텀 없이 바로 또 공매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무기한 연장보다는 나아진 면이 있지만 1년도 여전히 길다"고 말했다. 이어 "90일 강제 상환과 상환 후 1개월간은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으로 해야 공매도 폐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담보비율도 개인에게 혜택을 주는 것처럼 했지만,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수준인 만큼 효과도 그정도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지 연장·진입장벽… 멀어지는 글로벌 스탠다드?=공매도 제도가 이번 개선안대로 시행된다면 기관이 국내 공매도 시장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자체 잔고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 이는 해외 선진시장에는 없는 조건이다.

불법 공매도가 적발돼도 과태료 수준에 그쳤던 제재도 최장 10년간 주식거래 금지 등으로 대폭 강화되고, 형사처벌 수위도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진입장벽과 처벌 규정으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미 업틱룰, 공매도 과열종목, 호가표시, 종목 잔고공시 등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규제가 발생하는 것도 우려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선안이 시행될 경우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외국 자본의 이탈로 자본시장 밸류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선진국 지수 편입은 좋은 일이지만, 편입 자체가 정부 정책의 목적이나 타깃은 아니다"라며 "선진화된 자본시장을 만들어 많은 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제도개선으로 시장 투명성이 높아진다면 결국 선진국지수 편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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