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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뒤늦은 `반도체 대응책` 또 현금 아닌 간접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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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26조 종합지원안 발표
세제혜택·인프라 투자에 그쳐
"70% 이상 중소·중견기업 혜택"
[기획] 뒤늦은 `반도체 대응책` 또 현금 아닌 간접지원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23일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포함해 총 26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을 내놨다. 지난 10일 반도체 수출기업 간담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원규모(10조원)에서 2배 늘어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주제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주재해 "반도체는 국가 총력전이 전개되는 분야"라며 "시간이 보조금이고 문제 대응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 용수, 도로 같은 인프라는 정부와 공공부문이 책임지고 빠른 속도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대기업 감세나 부자 감세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반도체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 중 70% 이상은 중소·중견 기업이 혜택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6월 중 지원방안을 확정해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정부의 경우 이미 2년 전 반도체 지원법을 내놨고, 일본과 EU 역시 지난해 역내 반도체 생산역량 증대를 위한 반도체법을 시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참 늦은 지원안이다. 반면은 우리는 대출 금융 지원과 세제혜택, 인프라 투자 등 간접지원이 대부분이다.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경우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급증과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62% 급등했고, 주당 순이익은 4.5배나 늘었다.

AI용 시스템반도체 강국인 미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앞세워 한국이 장악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HBM 경쟁을 하고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최근 미 정부에서 최대 61억달러(약 8조3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고, 지난 2월 HBM3E 8단 양산에 이어, 최근 HBM3E 12단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반도체 육성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 예산 투입과 세제 감면 규모가 일본, 대만, 중국 등 주변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며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와 같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정책이 없는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문제인 전력공급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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