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가디언, 기후학자 380명 대상 설문조사
80%, 2.5도 이상 상승..마지노선 1.5도 못 지켜
80%, 2.5도 이상 상승..마지노선 1.5도 못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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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기후학자 3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후학자들의 80%가 금세기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최소 2.5 이상 올라 재앙적 상황이 올 것으로 예측했다.
응답자 중 3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비중도 40%를 넘어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를 절망스럽게 보는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일종의 '지구 진단서'로, 세계 각국의 기후대응 약속을 담은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토대로 활용된다.
가디언 설문조사에서 지구 온도가 2100년까지 얼마나 오를 것이냐는 질문에 기후학자 380명 중 77%가 2.5도 이상이라고 답했다. 3도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도 42%에 달했다.
반면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온난화 제한선인 1.5도 상승 목표를 지킬 것이라고 답한 기후학자는 6%에 불과했다. 1.5도 상승은 과학자들이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수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2100년까지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전과 비교해 2도 이내, 또는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최근에는 1.5도를 넘는 시점이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인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기후학자들의 전망은 연령대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나이 든 학자보다 젊은 학자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일례로, 지구 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은 50세 이상에서 38%였으나, 50세 이하는 52%로 절반을 넘었다. 여성 학자의 경우 49%, 남성 학자는 38%가 3도 이상 상승을 예측했다.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응답자의 4분의 3이 '정치적 의지 부족'을 꼽았고, 화석연료 산업 같은 기득권 기업의 이익 때문이라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설문에 참여한 기후학자 대다수는 지구의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준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올 것으로 봤다. 아울러 기온상승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제시됐음에도 각국 정부가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절망, 분노,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레타 페클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교수는 "나는 우리가 앞으로 5년 안에 중대한 사회적 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식량 생산은 붕괴되고, 미래에 이보다 더 절망을 느낄 수 없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헨리 노펠트 유엔 코펜하겐 기후센터 박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 늦어지면 급변점(작은 변화가 누적되다 갑자기 거대 충격이 닥치는 순간)을 지날 수 도 있다"고 전망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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