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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농협 지배구조 시중銀 수준돼야"… 중앙회 입김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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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체제, 인사개입 등 논란 야기
허술한 임직원 내부통제도 도마위
시중은행 수준 지배구조 손질 예고
금감원 "농협 지배구조 시중銀 수준돼야"…  중앙회 입김 차단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오는 5월 중순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 검사에 돌입한다. 지배구조를 정조준한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다. 매번 중앙회의 인사개입 논란이 되풀이되고, 이에 따른 배임·횡령 등 내부통제 부실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중앙회의 입김을 차단하고, 농협금융이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대폭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시중 은행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 검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30가지 원칙 핵심

금감원은 현재 농협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해 수시검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7일 농협은행에서 100억원 규모 횡령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행과 금융지주에 대한 점검에 돌입했다.

다음달 중순부터는 정기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정기 검사는 2년 마다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느때보다 검사의 강도가 셀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작년 12월 지배구조 모범규준 30가지 원칙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을 포함한 8개 금융지주와 16개 은행들이 지난 3월 금감원에 지배구조 로드맵을 제출했다. 금감원은 각 금융지주 등의 지배구조 로드맵을 비교한 결과,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시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지배구조 상향평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농협금융은 중앙회의 영향력을 축소해 지배구조를 시중은행 급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립성이 문제… CEO선임·경영승계절차에 중앙회 입김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는 완전 자회사다. '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증권·생명·보험'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모기업의 의결권 제한은 없다. 이런 탓에 농협금융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된다. 지난 2012년 농협금융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했지만, 중앙회가 번번이 인사과정에서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칫 금산분리 원칙, 지배구조법 규율체계를 흔들 여지도 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 계열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마다 선출된다. 이미 선임된 계열사 CEO도 사표를 제출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올해 강호동 중앙회장이 선임된 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사의 표명했다. 정 사장의 연임은 빠르게 무산됐다. 농협금융에서 정 사장의 연임을 지지했으나 중앙회의 개입으로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찬형 전 중앙회 부회장이 숏리스트에 올라, 금융비전문가가 증권사 대표직을 맡을 수도 있었다.

이런 현상은 4년전 이성희 전 중앙회장이 당선되자 농협은행장·농협생명 대표·농협손해보험 대표 등 금융계열 대표들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8년 전에는 농협은행장·농협생명대표가 사표를 냈고, 중앙회장이 이를 반려한 바 있다.


◇금융 임원, 중앙회 경력 '필수'
농협금융 주요 계열사 7곳의 전·현직 CEO 14명 중 12명이 중앙회 경력을 갖췄다. 농협금융 계열사 임원이 되려면 중앙회 경력이 필수인 셈이다. 이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구성 때문에 중앙회 경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1명, 비상임이사 1명 등 총 5명이다. 사외이사 비율은 60%다. 이중 사내이사와 비상임이사는 중앙회장이 추천할 수 있다. 역대 비상임이사는 대부분 조합장 출신이다. 최근 선임된 박흥식 비상임이사는 강호동 회장이 추천했다. 광주 비아농협 조합장 출신이다.

이런 비상임이사의 공식 선임절차는 없다. 여타 금융지주와 같은 후보군 관리 절차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치열한 인맥싸움… 부실한 내부통제 원인으로 지목

중앙회 경력에 집중한 경영진은 치열한 인맥싸움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회장과 조합장 선출 과정에서 뚜렷하고 이는 전문성을 발휘해야하는 부분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임직원의 구멍난 내부통제가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 농협은행 지점 직원의 내부 감사와 경찰 조사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한 직원은 4년여 동안 부동산 담보 대출을 취급하면서 대출 평가액을 부풀려 실제보다 많은 109억원을 대출해 준 혐의를 받는다. 이어 충북 농협에서 20대 직원이 고객 계좌에서 예금을 몰래 빼 썼다. 피해규모는 1억원으로, 피해고객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80대다.

앞서 지난 2022년 정기 검사 지적사항이 개선됐을지도 미지수다. 농협금융은 국정감사 때마다 임직원 모럴헤저드를 지적받고 있다. 지난 2022년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5년간 발생한 임직원의 윤리강령 위반 혐의가 5대 시중은행 중에 가장 많았다. 전체 143건 중 농협은행만 60건(41.9%건)이었다. 사고금액 115억원 중 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8.6%(67억원)에 달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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