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중동발 물가비상 속 따로노는 民·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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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중동전 우려 고조 영향
국제 유가 급등 땐 물가 위협
정부, 선제적 대응 분주한데
외식·식품·유통가 가격 올려
이란이 이스라엘 건국 이래 처음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면서 제5차 중동전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보복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정부는 '중동 사태'와 관련, 15일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민생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이달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중동 지역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는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긴박한 움직임과는 달리 외식·식품·유통가는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물가와 경제 안정을 위한 정부의 행보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15일)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날 화상회의 직후 "이란을 규탄하고, 추가 행동시 후속조치에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란이 이날 인접국 튀르키예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작전은 종료됐고 이란이 공격받지 않는 한 새로운 군사작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떠한 추가 반격을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관건은 이스라엘의 선택이다. 이스라엘 내각의 강경파들이 국제 사회의 만류에도 이란에 대한 보복을 강행하고, 이란의 대응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서방국가들로 확대된다면 원유 수송 통로인 호루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도 있다. 상상인증권의 최예찬 애널리스트는 "이럴 경우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은 국제 유가가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국내로 들어오는 원유의 72%, 가스의 32%도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한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이 뛰어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더 위협하게 된다. 전기 생산비용과 공장을 돌리는 원료비도 늘어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비용 부담은 5.9% 커진다. 고유가는 동시에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 소비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 고금리·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생활이 더 팍팍해지는 것이다.

15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은 이란의 '제한적 보복' 시그널에 크게 요동치진 않았지만 정부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기재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이후 9번째 재연장 조치를 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 석탄회관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에너지회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가스 수급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시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 시장 안정화 조치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가 이렇게 긴박하게 움직인 것과 달리 이날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5위인 굽네는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으며, 파파이스도 치킨, 샌드위치 , 사이드 메뉴,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앞서 지난해말 bhc는 대표 메뉴인 뿌링클 가격을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 올렸다. 지난해 4월에는 교촌치킨이 교촌오리지날, 허니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 인상했다. 교촌오리지날은 1만9000원, 레드오리지널은 2만원이며 허니콤보와 레드콤보는 2만3000원이다. BBQ는 2022년에 주요 제품 가격을 2000원 인상했다. 황금올리브치킨은 2만원이며 황금올리브치킨 콤보 2만4000원, BBQ양념치킨 2만1500원, 바사칸윙 2만3000원 등이다.



롯데웰푸드와 동원F&B 등 식품업체들은 조미김과 초콜릿 제품의 가격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유통업체도 서비스 가격을 올렸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인상했다. 멤버십 회비 인상은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72.1% 올린 이래 2년 4개월 만이다. 신규 회원은 지난 13일부터 변경된 회비가 적용됐고,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지난해말 기준 와우멤버십 회원은 약 1400만명이다.

총선이 지나면서 '도미노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물가 상승 심리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민관이 힘을 합해야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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