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중수로 폐수지 상용규모 실증 성공
마이크로파 이용해 월성원전서 진행..탄소-14 회수
마이크로파 이용해 월성원전서 진행..탄소-14 회수
원자력연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박환서 박사 연구팀이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준위폐기물인 폐수지를 2시간 만에 99% 저준위방사성폐기물로 전환하고, 방사성동위원소(탄소-14)를 회수하는 실증을 상용 규모에서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폐수지는 중수 등의 액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때 사용한 이온교환수지로, 방사성동위원소인 '탄소-14'를 포함하고 있다. 방사능 농도가 높고, 양이 많아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서 처리할 수 없다 보니 자체 저장 탱크에 따로 장기관 보관한다. 중수로를 운영하는 캐나다, 중국, 인도 등은 폐수지 처리 기술을 실험실 규모에서 실증하고 있다. 대부분 폐수지에 전기, 열 등을 가하는 방식인데, 2차 폐기물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폐수지 내 탄소-14를 효과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마이크로파에 주목했다. 마치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가 음식물을 데우듯이 폐수지를 2시간 동안 마이크로파로 쪼여 화학적 구조를 바꿔 탄소-14를 약 99%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냉장고 크기의 마이크로파 조사 반응기를 월성 원전 내부에 설치하고, 폐수지 저장탱크에 있는 폐수지를 옮겨 마이크로파 반응기에 투입해 실증을 진행했다. 마이크로파 조사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탄소-14를 가스 형태로 얻은 후, 이를 흡착장치를 거쳐 회수했다. 남은 폐수지는 저준위 폐기물로 분류돼 경주 처분장에 보내져 처분할 수 있다.
폐수지 처리 과정에서 얻어지는 탄소-14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방사성동위원소로, 국내 산업에 활용하거나 해외로 수출할 수 있다. 또한 농축 과정을 한 번만 거치면 의약품 개발에 사용되는 표지화합물의 원료물질로도 활용할 수 있다.
류재수 원자력연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장은 "이번 중수로 폐수지 처리 기술은 방사성폐기물 문제를 해소하는 중요한 연구결과 중 하나"라며 "새롭고 혁신적인 방사성폐기물처리 공정기술과 관리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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