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양승훈 지음/부키 펴냄
양승훈 지음/부키 펴냄
![[논설실의 서가]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경제 위기](http://contents.dt.co.kr/images/202403/2024032702102369660002[1].jpg "[논설실의 서가] 쇠락하는 산업도시와 한국경제 위기")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 울산에 대한 종합보고서이자 제조업 활기를 잃어가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점철된 책이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산업 수도, 지역내총생산 전국 1위의 부자 도시, 중산층 노동자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지난 60여 년간 동아시아에서 가장 발전한 산업도시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울산은 딜레마에 처했다. 저자는 울산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과 기후위기라는 퍼펙트 스톰에 마주해 있다고 진단한다. 인구 115만의 울산은 여전히 외형적으로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1위의 부자 도시다. 수출액 기준으로 경기도와 충청남도에 이어 전국 3위의 광역자치단체지만, 도시의 생기가 떨어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울산은 청년층 신규 고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장년 노동자, 퇴직자 중심의 늙은 도시가 되었다. 지역 대학은 자동차, 조선, 중화학 등 울산 3대 산업을 뒷받침할 인재 공급처 역할을 못 하고 힘을 잃고 있다.
기술 혁신의 주역인 연구소와 엔지니어링 센터는 일찌감치 천안 이북의 수도권으로 떠났다. 또 청년과 여성이 도시를 빠져나가고 인구 감소에 직면했다. 4차 산업혁명, 기후위기, 그린뉴딜이라는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는데, 전통 제조업을 가진 울산이 어떤 대책과 해법을 찾아야 할지 지자체, 지역 주민, 대기업, 하청과 부품 업체의 이해관계는 저마다 다르다. 현재와 같은 고착된 노동 시장 이중 구조로는 원·하청 간 임금 격차와 불황기의 임금 하락 문제를 풀 수 없다. 이는 다시 지역인재의 탈출로 이어진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 생태계에 필요한 정밀화학의 전환 역시 정책 역량과 기존 석유화학 산업의 보수성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책은 울산이라는 대표 산업도시에서 출발해 각자도생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실과 과제를 묵직하게 파고든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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