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한 '갤로퍼'의 디자인을 계승한 신형 싼타페가 이전 모델의 부진을 씻고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외관과 실내 모두 '아웃도어 SUV'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형제 모델인 기아 쏘렌토와 확실한 차별성을 확보한 것이 흥행 배경으로 꼽힌다.
18일 현대차 판매실적에 따르면 5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신형 싼타페는 작년 8월 출시된 이후 지난달까지 4만4538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된 작년 10월 이후 5개월 동안에만 3만9659대가 판매돼 월 평균 7932대를 기록 중이다.
월 평균 판매량으로 최근 5개월간 판매량은 2020년 3월 출시된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크게 웃돈다. 구형 모델은 2020년(4~12월 기준) 5068대, 2021년 3467대에서 2022년 2392대, 작년(1~8월 기준)엔 2608대에 각각 머물렀다. 신형 모델의 월 평균치가 작년보다 3배 이상 뛴 셈이다.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의 연간 판매량은 2020년(4~12월 기준) 4만5608대, 2021년 4만1600대, 2022년 2만8705대로 매년 감소했고, 작년엔 신 모델 출시 등이 겹치면서 2만2234대 팔리는 데 그쳤다.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당시 플랫폼까지 변경한 완전변경 수준의 야심작이었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반해 이번 5세대 모델은 월간 베스트셀링 차 기준 쏘렌토에 이어 2위지만, 5개월 연속 월 7000~8000대 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차 효과는 아직 식지 않은 분위기다.
신형 싼타페의 흥행 비결은 이전과 달리 확실해진 차량 콘셉트가 배경으로 꼽힌다. 이전까지 세단의 편안함과 RV의 실용성을 겸비한 '도심형 SUV'를 표방해왔다면, 이번 모델은 확실한 아웃도어 DNA를 주입했다.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이 '도심형 SUV'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졌다는 평이다.
외관은 각진 외관을 바탕으로 강인한 아웃도어 이미지가 부각된 갤로퍼의 디자인을 착안했다.
이러한 박시(boxy)한 형태의 디자인은 트렁크 공간 활용성을 더 높였고, 후면 오버행(차축-차끝 거리)까지 더 늘리면서 '테라스 콘셉트'의 적재 공간을 넉넉하게 꾸렸다. 이 외에도 축거를 이전보다 50㎜ 확장해 실내 공간도 더 확보했다.
실내의 경우 양방향 멀티 콘솔을 첫 적용했는데 이는 암레스트(팔걸이), 탈착식 트레이, 슬라이딩 트레이를 하나로 구성해 1·2열 사용자 모두의 편의성을 확보했다. 7인승 모델의 경우 컵홀더가 12개나 되며, 1열 시트백에는 가방이나 쇼핑백 등을 걸 수 있는 후크와 옷걸이 기능도 담아 거주성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 8월 경기 파주에서 가진 신형 싼타페 공개 행사에서 홍정우 현대차 MLV프로젝트7팀 팀장은 "제원 증대와 차체 비율 개선으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도록 외장 크기를 늘렸다"고 설명했으며, 사이먼 로스비 현대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과거 갤로퍼와 테라칸에서 그랬던 것처럼 도심형 SUV에서 아웃도어의 영역으로 옮겨놓고자 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중 해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작년 12월 본격 선적에 들어가 현재 유럽서 마케팅에 착수한 상태로, 국내 성공을 해외서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해외 판매 목표량은 미국 13만5000대, 유럽은 1만2000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