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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일본 전국시대 다이묘들의 백화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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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어떻게 난세의 승자가 되었는가
아베 류타로 지음/고선윤 옮김/페이퍼로드 펴냄
[논설실의 서가] 일본 전국시대 다이묘들의 백화난만


일본 전국시대 최후의 승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는 무수히 전한다. 인내의 화신으로 알려진 그는 포악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250년간의 도쿠가와 막부정치는 일본을 근대화로 가도록 하는 길을 텄다. 당시 조선은 실학이 잠시 고개를 드는 듯했으나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막부는 비록 쇄국과 개방을 오락가락했으나, 일본 선각자들은 대항해시대 서구 문물에 눈 뜨면서 '아시아의 유럽'이 되고자 했다. 이런 흐름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본 평정은 의미가 적지 않다.

책은 이에야스가 어떻게 난세의 승자가 될 수 있었는지 추적한다. 이에야스는 출발부터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인질 상태로 인생을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고,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며, 아들이 어머니를 배신해야 했던 전국시대, 어떻게 갖은 신난 끝에 정상에 이를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그는 패륜과 하극상이 난무하던 폭력의 굴레를 부순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에야스의 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건 다름 아닌 '바다 너머 세상'이었다. 대항해에 나선 유럽인들에게 동양은 서세동점의 먹잇감이었다. 이에야스는 그 바람을 이용했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실주의자요 천하통일 대업을 끝끝내 포기하지 않은 난세의 낭만가였다.

이에야스는 오다 노부나가와의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가족을 살해하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가문과 휘하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에게 머리 숙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꿈을 위해 단호하게 행동했던 정치가였고, 칼의 시대를 끝내라는 사명에 응답한 호걸이었다. 저자는 이에야스가 최후 승자가 된 비결로 인질 때부터 길러온 인내심, 노부나가와 동맹 시절에 익힌 통솔력, 세계 변화를 감지하는 기민함, 패배에서 터득한 외교술, 판세를 읽고 행동하는 유연한 처세술, 끝까지 방심하지 않는 신중함 등을 든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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