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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총선에… 민생법안 외면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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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법·대형마트법 폐기위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고준위법)과 유통산업발전법,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등 민생·경제 법안들이 잇달아 불발됐다. 21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커진 터라 입법동력이 상당히 소실될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달 29일 개최한 본회의에서 경제 관련 법안 중 수출입은행법 개정안과 국가보증동의안 등 일부 법안만 처리하고, 정부와 공공기관, 산업 각계가 총력 추진해 온 다수의 법안은 상정도 하지 못했다.

우선 고준위 방사성 페기물 처리시설을 선정하는 고준위법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 계류됐다. 국민에게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는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된다. 대만의 경우 지난 2016년 궈성 1호기가 저장조 포화도 가동 중단된 적도 있다.

원전 상위 10개국 중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에 착수도 하지 못한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 부지 선정부터 실제 건립까지 3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관련 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여야 간 친원전·탈원전 정치 갈등의 희생양이 돼 한 걸음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도 비슷한 처지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된 유통법은 전통시장 대신 온라인 시장만 성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게다가 대형마트 등은 점포를 물류센터 삼아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데, 의무휴업일에는 점포 문을 닫아야 해 새벽배송도 할 수 없다. 이에 여당 등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온라인 쇼핑 영업을 의무휴업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소상공인 민심을 의식한 야당의 반대로 제자리걸음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1월 국회에서 유예안이 불발돼 결국 시행됐다. 중소기업계는 "이제라도 제도를 바꿔달라"며 "헌법 소원까지 고려하겠다"고 유예를 촉구했지만, 이번 본회의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총선 전 다시 본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이제 의원들의 입법 의지가 많이 떨어져 쟁점이 없는 법안 위주로 통과될 것"이라며 "현재 상정한 의안은 모두 자동폐기 수순을 밟고, 원 구성이 완료된 다음에 다시 추진해야 해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코앞 총선에… 민생법안 외면하는 국회
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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