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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컬처] "들여다보면 나와 내 친구 이야기"…돌아온 연극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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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컬처] "들여다보면 나와 내 친구 이야기"…돌아온 연극 `아트`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열린 연극 '아트' 프레스콜에서 성종완(맨 왼쪽) 연출과 출연 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하얀 바탕에 하얀 선이 그려진 그림을 5억원에 구매한 세르주, 그런 친구를 이해 못하며 언쟁을 펼치는 마크, 자기주장이라곤 없는 이반. 오랜 시간 이어온 세 남자의 우정이 와해하고 봉합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연극 '아트'가 올해도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배우이자 제작사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김수로 총괄프로듀서가 2018년 처음 선보인 작품은 2020년과 2022년에 이어 네 번째 시즌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22년 기준 평균 객석 점유율 92%, 예매사이트 관람 평점 9.8점을 기록한 연극인 만큼, 지난달 13일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막을 올린 이번 시즌에 대한 관객 호응도 높다. 매 공연 다른 에너지와 호흡이 오가는 '아트'만의 매력이 N차 관람을 이끌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아트'는 잘 짜인 구성과 평범해 보이지만 날카로운 대사,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프랑스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이다.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 속 이기심, 질투 등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현재까지 15개 언어로 번역돼 35개국에서 공연됐다.

성종완 연출은 "2003년에 국내 초연한 '아트'의 경우 한국 배경으로 번안했는데, 저희 프로덕션에서 윤색할 땐 프랑스 색채를 걷어내지 않았다"며 "현학적 단어·문장들도 무대에서 소화할 수 있게끔 남겨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이 좀 불편해 하는 지점들이 여전히 있지만 그것이 지금 '아트'의 특성이라고 여겨 시즌이 바뀌어도 대본에 크게 손대지 않고 있다"며 "이는 배우들의 의견도 반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처음 연출했을 땐 '어떻게 많이 웃길까'를 고민했는데 이제 그런 고민은 안 한다"며 "재미있는 작품이니까 이 안에서 인생에 대한 통찰, 예술에 대한 시각 등 드라마적인 부분을 잘 포착하기 위한 디렉션을 추가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본이란 규율 안에서 배우들이 충분히 상대방의 눈빛과 뉘앙스를 읽어가면서 연기하는 순간들이 관객들에게 잘 다가가길 기대한다"며 "어떤 배우 조합으로 봐도 그만의 매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T컬처] "들여다보면 나와 내 친구 이야기"…돌아온 연극 `아트`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열린 연극 '아트'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예술에 관심이 많은 세련된 피부과 의사 세르주 역으로는 엄기준과 최재웅, 성훈, 진태화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고전과 명언을 좋아하는 이지적인 항공 엔지니어 마크는 이필모와 김재범, 박은석, 손유동이 연기한다. 문구 영업사원 이반 역은 박호산과 박정복, 이경욱, 김지철이 맡았다.
엄기준은 "20대 때 '아트'를 처음 보고 40대가 되면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감명 깊게 재밌게 봐서 김수로 형에게 작품 제의를 했는데 받아들여져서 2018년부터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을 무척 좋아해 가로 150㎝·세로 120㎝의 하얀 캔버스를 제작해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매 시즌 빠짐없이 출연하고 있는 박정복은 "나이가 들면서 계속 바뀌어가는 내 모습과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 좋았다"며 "지난 시즌에 이순재·백일섭·노주현 선생님과 함께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최재웅도 이에 맞장구쳤다. 그는 "깊은 와인 같은 작품이라 숙성될수록 의미가 달라지고 저도 느끼는 것과 보는 것이 달라져 늘 재밌다"며 "평생 하고 싶은 작품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진태화는 "일상에서 대본 안의 유치한 상황이 나올 때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며 "작가가 아주 오랫동안 관찰을 했을 거라고 느껴 감탄했다"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손유동은 "성격에 따라 어떤 특정 인물에 더 공감이 가겠지만 공연을 하면서 세 인물 다 깊이 이해가 되더라"며 "나와 내 친구는 어떤 인물에 가까운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보탰다. 박호산은 "대사 뒷면에 있는 그 감정적인 것들이 되게 유기적으로 살아 있다"며 "어느 시대에나 잘 어울려 스테디셀러로서의 조건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아트'로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성훈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다가가는 작품"이라며 "같은 장면을 보고 웃는 분들도 깊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만큼 해석의 여지가 많고, 그만큼 일상에 가까운 연극이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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