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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현의 정책톡톡] 2050년을 걱정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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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현의 정책톡톡] 2050년을 걱정하는 사람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주 정부세종청사에서는 2050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러 브리핑을 통해 잇달아 나왔다. 2050년이면 고갈되는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 늦어도 2050년까지 고준위 방폐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출에 지장이 생기고 원전이 멈출 수도 있다는 목소리, 그리고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대한민국에서 지금이라도 의사 수 증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사안은 달랐지만, 현 세대가 져야 할 부담을 미래 세대로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같았다. 이강구·신승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 21일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끊어내려면 낸 만큼만 받는 '신연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납입한 보험료보다 2배까지 더 받는 현재의 연금구조가 유지된다면 2054년에는 결국 연금기금이 고갈되고 말 것이라는 얘기다.

연금이 고갈되면 미래 세대는 그들보다 몇 배는 많은 고령 세대를 부양하느라 버는 돈의 35%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희생에 대한 보답은 없다. 미래 세대의 국민연금 기대 수익은 0.44로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냈던 돈의 반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연구원은 "솔직히 나 개인으로서는 기성 세대의 입장에서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고 많은 연금을 받으면 좋다"라며 "하지만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으로 개혁을 미루면 나중에 가서 미래 세대는 정말 손 쓸 도리가 없어지는 상황에 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0일 브리핑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대만 사례처럼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원전 가동에 사용한 핵연료는 발전소 부지 내 수조 등에 임시방편으로 적치돼 있다. 고준위 방폐물 저장조들은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손 놓고 있다간 국가 전력의 30%를 책임지는 값싼 친환경 전기를 더이상 못 쓰게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만의 경우에도 2016년 11월 궈성 1호기 원전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포화를 사유로 가동 중단된 적 있다. 임시방편을 활용해 가동을 재개하기도 했지만, 결국 설계수명보다 1년이나 이른 2021년 7월 조기 폐쇄됐다.


황 사장은 "우리 세대가 원자력으로 많은 혜택을 누린 만큼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우리 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택소노미(분류체계)는 2050년까지 고준위 방폐장 확보에 관한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유럽 원전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1.21로 수렴하는 중위 시나리오로도 2050년이 되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40%를 넘어선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의료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2일 "KDI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학교 연구 모두 의대증원을 하지 않으면 2035년에 1만명이 부족하다고 제시했다"며 "지금 당장 의대 증원을 해도 추가 전공의는 2031년에, 전문의는 2056년에 배출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초고령 사회에 대응해 의대증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의료계는 현재 우리나라의 의사 수 증가율은 OECD를 훨씬 앞선다며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생 휴학 등으로 맞서고 있다. 연금개혁 논의는 다수의 무관심 속에 벌써 수년째 공전하고 있다. 고준위법은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 말은 돼야 다시 입법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2050년을 살아갈 미래 세대를 걱정하는 이들은 소수이고, 또 거센 저항과 싸워야만 하는 처지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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