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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감사는 적발·처벌 아닌 리스크 예방… 감사인들 실력으로 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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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희 한국감사협회 회장
보험감독원서 첫 직장생활… CIA 자격증 2개월만에 취득
내부감사 교재 집필… 상반기 감사협회 연수원 설립 추진
"감사영역 나눠먹는 자리 인식 곤란… 정치적 독립성 중요"
[오늘의 DT인] "감사는 적발·처벌 아닌 리스크 예방… 감사인들 실력으로 무장해야"
이욱희 한국감사협회 회장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내부감사 부서를 선호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내부감사 수준을 국가적 경쟁력 차원에서 키워야 할 시점이 됐습니다."

이욱희(59·사진) 한국감사협회 회장은 "주객이 전도돼 감사 업무가 조직을 죽이는 일이 종종 있기도 하지만, 감사 업무는 본래 조직을 살리는 것"이라며 "잘못을 적발하고 처벌하기만 하는 과거 지향형 감사보다는 생산성을 높이고, 사고를 예방하는 미래 지향형 감사로 하루 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30일 한국감사협회 정기총회에서 제18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 회장은 보험감독원(현 금융감독원)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해 한국고용정보원 감사, 국민연금공단 준법감시인, 우정사업본부 준법감시담당관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12월부터 대한지방행정공제회 감사를 맡고 있다. 취득하는데 평균 6개월정도 걸린다는 국제공인내부감사사(CIA) 자격증을 2개월 만에 취득했고, 내부감사 관련 전문 서적까지 펴낸 자타공인 감사 전문가다.

'감사'라 하면 흔히 정부기관인 감사원을 떠올리기 쉬운데 감사원이 공공기관과 공기업, 금융기관 등을 '외부'에서 감사하는 것과 달리 한국감사협회는 자신이 속한 기관을 감사하는 '내부감사' 전문가들이 모인 단체다. 1977년 창립해 2005년 감사원 소관 사단법인 한국감사협회로 출범했다.

세계내부감사인협회(IIA) 회원국으로 승인된 한국의 대표적 감사연구단체이자 국제기구의 일원이다. 내부감사 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론부터 실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조사·연구하면서 내부감사 업무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회원들은 주로 공기업, 준공공기관, 금융기관의 감사 총괄·담당자와 CIA 자격증 보유자와 관련 학계 교수, 예비 감사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늘의 DT인] "감사는 적발·처벌 아닌 리스크 예방… 감사인들 실력으로 무장해야"
이욱희 한국감사협회 회장

이 회장은 "아마 많은 분들이 복지부동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 들어보고, 요즘 공무원들이 눈치만 보고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기사도 보셨을텐데, 정부가 아무리 소극행정은 처벌하고 적극행정은 실책이 있어도 면책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며 "일을 열심히 또 많이 하다보면 의도치 않은 실수나 절차상 하자로 내부감사에 적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승진이나 성과급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니 괜히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희생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감사에 대한 오해가 쌓인 결정적 이유는 그동안 공공기관의 대표와 임원을 비롯한 감사직에 전문가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인선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탓이 크다. 한국감사협회 역시 전임 회장이 정치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 뒷수습을 한 게 바로 당시 선임부회장으로서 회장 직무대행을 했던 이 회장이었다.

그는 "사실 공공기관의 임원들은 그 분야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선임돼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감사(위원)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그렇다보니 감사업무와 전혀 무관한 감사들이 많이 선임되고, 자연스럽게 감사협회장 또한 그런 인물 중에서 선임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창피한 애기지만 외부감사의 한 영역인 회계감사 분야는 거의 국제적인 수준에 오른 반변, 내부감사 영역은 아직 걸음마 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서적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이를 가르치는 대학도 없어 외국의 서적과 제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회장은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감사와 내부통제 기능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민간분야뿐 아니라 금융기관, 정부와 공공기관 등을 막론하고 많은 횡령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감사와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적어도 감사 영역에서는 낙하산 타고 나눠먹는 자리 중의 하나로 인식돼선 곤란하다"며 "전문가가 선임돼 조직과 국가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제고해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에서 정치적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직장인 금융감독원에서 감사업무를 주로 했고, 감독원을 그만둔 뒤로도 감사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돼 협회 회장까지 맡게 됐을 뿐이라고 겸손해했지만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민·관·공 준법감시인 타이틀을 보유한 감사 전문가다. 내부감사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이 회장은 후임양성을 위해 직접 내부감사 교재로 쓰일 수 있는 책 '내부감사 길라잡이'를 집필했다.

매우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문직업군인 '감사'가 하나의 전문영역으로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감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감사분야를 전문영역으로 삼으려는 후배들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어 반갑다는 게 이 회장의 보람이다.

[오늘의 DT인] "감사는 적발·처벌 아닌 리스크 예방… 감사인들 실력으로 무장해야"
이욱희 한국감사협회 회장

이 회장은 저서의 서문 제목인 '감사(監査)가 감사(感謝)받는 세상을 꿈꾸며'처럼 "감사인들이 수행한 감사 업무가 조직에서도 환영받고 조직원들로부터 고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으면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가 단순히 지적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을 살리는 미래 지향적인 컨설팅업무 위주가 돼야 하고, 감사인들이 실력으로 무장해야 한다. 한국감사협회도 올해 상반기에 연수원을 설립해 많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감사업무 총괄·담당자들에게 국제감사전문자격증인 CIA 취득을 적극 독려하고, 올해부터는 대학과 대학원생들에게 감사업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학생 회원 멤버십' 자격을 신설해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내부통제 업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CEO나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해 건전한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이 회장은 "시대의 변화와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감사 환경도 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모든 것이 종이 형태의 문서로 보관됐지만,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문서가 전자화 됐고, 전산 조작만 하면 광범위한 영역에서 회사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심지어 외부 해킹을 통한 부정행위도 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개처럼 돈을 벌더라도 정승처럼 쓰면 됐으나, 이제는 돈을 버는 과정까지도 정승처럼 해야 하는 것을 요구하는 시대다. 업무수행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사전에 미리 살펴보는 예방감사적 기능인 일상감사와 상시감사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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