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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트럼프는 `돌아온 탕아`인가… 떨고 있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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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나머지 후보들 다 합친 것보다 많아
사법적 리스크에도 바이든보다 지지율 앞서
美우선주의 MAGA 앞세워 동맹국들도 압박
우크라전쟁, 현 전선 동결 조건 종전 가능성
북핵도 동결 전제, 제재 완화하면 韓에 재앙
[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트럼프는 `돌아온 탕아`인가… 떨고 있는 지구촌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아이오와주(州) 공화당 코커스(Caucus·당원대회)가 '트럼프 대세론'을 확인하면서 마무리됐다. 역시 이변은 없었다. 트럼프는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질주를 거듭하며 독주 체제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첫 경선서 활짝 웃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영하 20도의 혹한과 눈보라 속에서 치러진 미국 공화당의 첫 번째 대선 후보 경선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었다. 그는 과반 득표로 압승을 거두었다. 트럼프는 51%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1.2%로 2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항마'로 불리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19.1%로 3위에 그쳤다. 1위와 2위 격차는 공화당 역대 경선 중 가장 컸다.

득표율이 과반을 넘기면서 트럼프는 대세론을 재확인하면서 독주 체제를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역사적 리턴매치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전했다.

◇아이오와 징크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는 1976년 이래 민주·공화 두 정당들이 첫 번째로 치르는 경선장이 됐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대선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항상 그 결과는 관심을 모아왔다.

그런데 아이오와 코커스 1위 후보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역대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자 20명 중 11명만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으로 후보로 선출됐고, 이후 대선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된 사례는 3번뿐이다. 즉, 아이오와에서 1위를 차지해도 대통령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의 승자는 당시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었던 피트 부티지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부티지지의 기세는 꺾였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오와주에서 4위에 그쳤다. 2016년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의 1위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었다. 하지만 2위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최종 지명됐었다. 2000년대 들어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 후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후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공화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민주당)이 유일하다.

이런 '아이오와 징크스'는 주(州)의 특수성에 따른 것이다. 아이오와는 미국 중부 내륙에 위치한 인구 310만명의 작은 주다. 농업이 주요 산업이고, 백인이 전체 주민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종교는 복음주의 기독교가 대세다. 아이오와 유권자들이 평균적인 미국 시민들보다 더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연히 보수 성향의 후보가 유리하다.


따라서 아이오와에서 지지를 받는다고 해서 점점 다양해지는 미국 사회 전체의 지지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말해 이곳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될 확률은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오와 코커스는 분명히 중요한 선거 이벤트다. 커뮤니티센터, 교회, 학교 등에 모인 당원들은 각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자유롭게 공개토론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각 후보들의 조직력, 역량, 자질 등이 시험받는다. 합격점을 받지 못한 후보들은 사퇴를 선언한다. 따라서 코커스는 승자를 뽑기보다는 패자를 걸러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최후 승자를 가려낸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선거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또 당선될까봐 각국은 좌불안석

트럼프가 정권 탈환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각국은 좌불안석이다. 트럼프가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다면 국제 정세는 요동칠 것이다. 재집권이 몰고 올 파장은 전방위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트럼프가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 축하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America first)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한 것을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선 트럼프의 복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현 전선을 동결하는 선에서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뺄 공산이 크다. 만약 현실이 되면 적대적인 권위주의 국가들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한 동맹국들은 큰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유럽, 일본, 한국, 대만은 자신들도 버림받을까 봐 걱정을 하게될 것이다.

서방 공동방위의 틀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도 점쳐진다. 트럼프는 나토가 미국에 나쁜 협정이라고 믿어왔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자 나토 탈퇴를 추진했지만 참모들과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단념했다.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참모진들은 '트럼프 충성파'로 채워질 것이고, 이는 미국이 나토를 떠날 가능성을 높일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미국 중심으로 회귀하면서 보호무역 기조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브로맨스'도 다시 꽃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북한의 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거래를 구상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도 나왔다.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트럼프의 부활이 한국의 안보, 외교,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트럼프 1기를 경험했던 우리로서는 리스크 요인임에는 틀림 없다. 정부는 미국 대선 과정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리미리 트럼프 측과 소통 채널을 서둘러 구축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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