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경 과기정통부 차관 밝혀
"기초연구 등 예산복원 노력중
대통령 한마디에 깎인건 아냐
R&D 구조개혁 이어가겠다"
"기초연구 등 예산복원 노력중
대통령 한마디에 깎인건 아냐
R&D 구조개혁 이어가겠다"
특구재단 제공
"대통령은 'R&D 카르텔'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과연 대한민국에 R&D 카르텔이 존재할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다를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R&D 구조 개혁을 이어가겠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은 12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열린 '대덕이노폴리스포럼'에서 "이른바 'R&D 카르텔' 프레임을 'R&D 시스템 혁신'을 통해 해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이날 '대한민국 과학기술 혁신과 구조개혁의 의미'에 관한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3년 간 R&D 예산이 10조원가량 급격하게 늘었지만, 이를 담은 그릇이 넘치고 금도 생기고 해서 그에 걸맞은 성과를 못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나눠주기식 사업 확대, R&D 도전성·혁신성 상실, 나홀로 연구 매몰 등의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퍼스트 무버로의 전환과 혁신을 위해 R&D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과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R&D 카르텔 프레임'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조 차관은 "분명한 것은 대통령이 R&D 카르텔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R&D 카르텔이 존재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R&D 카르텔은 개인과 특정 무리의 이익을 위해 R&D 기획, 예산배분, 평가 등에 부당하게 개입해 실력있는 연구자의 기회를 뺏는 행위와 결과"라고 정의했다.
이어 R&D 카르텔에 해당하는 8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출연연 등이 해당 기관 출신 교수에게 과제를 주는 경우, 수년 간 동일한 내용을 제목만 바꿔가며 연구를 지속하는 경우, 과제 기획 시 특정 분야·기술을 연구하는 집단의 수요를 받아 특정 연구실만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등이다.
조 차관은 "과학기술인은 국민들이 가장 많이 신뢰하는 오피니언 리더이기에 R&D 카르텔의 실체가 무엇이고 어떤 게 R&D 카르텔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R&D 예산이 삭감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말했다. 조 차관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과학기술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나눠먹기식 R&D 관행을 지적하며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개선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이어 지난 1월 스위스 순방과 같은 달 '과학기술 영리더와의 대화'에서도 재차 R&D 시스템 혁신을 주문했다"고 소개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R&D 예산이 삭감된 게 아니라, 세 차례에 걸쳐 대통령이 지시한 R&D 시스템 혁신을 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과학계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한 가운데 R&D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해선 아쉬움을 표명했다. 조 차관은 "R&D 예산 전면 재검토 과정에서 현장의 연구자들과 소통하지 못한 것은 우리의 불찰이었다"며 "전기요금, 인건비, 기초연구 등의 예산 삭감은 복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조 차관은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혁하는 게 R&D 혁신"이라며 "AI, 양자, 수소 등의 분야는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기술 확보에 힘쓰고, 도전과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와 제도는 혁파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과 대학을 세계적 기초원천 연구허브로 육성하고, 이공계 R&D 장학금(대통령 장학생)을 대학원생까지 확대해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R&D 프로세스 전면 혁신을 위해 연구재단 조직과 역할을 재편하고, 데이터 기반 평가와 해외 석학을 포함한 전문평가위원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출연연 기능과 체계도 개편한다. 국가기술연구센터(NTC) 같은 매트릭스 조직을 중심으로 국가적 임무 R&D를 수행토록 하고, 연구기관 관리기준 마련, PBS(연구과제중심제도) 개선, 직무발명보상금 과세 개선 등을 추진한다.
조 차관은 "R&D는 지원이 아닌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그 투자는 미래 대한민국의 꿈을 위한 것이기에 정부는 최선을 다해 R&D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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