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내주 네덜란드를 순방,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구축한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함께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 현장을 방문,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인 클린 룸도 시찰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이 오는 11~15일 3박 5일동안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장은 "네덜란드의 첨단 장비와 한국의 첨단 제조역량을 결합해 반도체 가치사슬의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ASML, 세계 최고의 원자층증착(ALD) 장비업체인 ASM, 차량용 반도체 세계 선두주자인 NXP 등 막강한 반도체 산업망 보유국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이 회장, 최 회장과 함께 ASML의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관련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피터 베닝크 ASML 대표(CEO)와도 만난다. 윤 대통령은 앞서 두차례 베닝크 대표와 면담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대화체' 신설, 신규 원전 협력 강화 등을 논의하고, 지난해 뤼터 총리의 공식 방한을 계기로 격상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더욱 심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반도체·무탄소연대·물류 등을 포함해 첨단산업·기술협력·원전협력 등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 밖에도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부부가 주관하는 공식 환영식 및 왕궁 리셉션, 친교 오찬 및 국빈 만찬, 정부 오찬 등을 소화하고, 뤼터 총리와 함께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헤이그 리더잘을 찾을 예정이다.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헤이그는 조선시대 고종이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던 역사적 장소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