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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편의점 화장실에 `예술`을 입힌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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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편의점 화장실에 `예술`을 입힌 까닭
전국적으로 약 1만5000여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편의점 업계 3위 로손(LAWSON)은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다른 경쟁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상품들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치열하게 고객들을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로손이 지난 25년 이상을 밀어붙이는 독특한 분야가 따로 있다. 다름아닌 '화장실'이다.

26년 전인 1997년 로손은 '사람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이라는 취지로 전국 매장의 화장실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고 선언했다. 이 결정은 다른 프랜차이즈 체인보다 앞선 움직임이었다. 이후 편의점 화장실은 사회 인프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편의점들이 회원으로 있는 일본 프랜차이즈 체인 협회는 경찰청 요청으로 2000년부터 안전 스테이션(SS) 활동을 중심으로 '사회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편의점이 '도시의 인프라', '재해시의 생명선'으로서의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재해가 발생했을 때 점포에서 얻은 정보나 화장실, 수돗물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고령자들이 많은 지자체들은 고령자들의 외출을 늘리기 위해선 화장실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등록된 점포에는 '협력점포 표시 스티커'를 부착시키고 화장지 200롤(연 2회 각 100롤)을 지급하기도 한다.

특히 올해 들어 폭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여행을 쾌적하게 하기 위해 편의점 화장실은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 위치하여 언제든지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의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이 중심에는 스스로 가장 먼저 화장실을 개방한 로손이 있다.

로손이 자체 실시한 실험에선 '매장 이용 인원수'와 '화장실 이용률'을 기준으로 추산한 하루 화장실 이용 인원수가 100만명을 웃돌 정도로 압도적인 숫자를 자랑한다.

로손이 사회적 기업이 아닌 이상, 이렇게 솔선수범을 한 배경에는 당연히 차별화된 집객 마케팅 전략을 통한 매출 증대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그다지 드라마틱하지는 않았다.

[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편의점 화장실에 `예술`을 입힌 까닭


로손의 고객 정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동안 로손 화장실 이용자의 약 40%가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 매장을 떠났다. 일반 음식점의 경우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식사를 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나 편의점의 경우 그렇지가 않은게 근본적인 문제다.

게다가 화장실의 특성상 사용자 행태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 청소를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많은 가맹점 점주들은 수도세와 장비, 청소 등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에 로손 본사는 두 가지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첫째로 작년 11월 19일 '세계 화장실의 날'을 계기로 전국 모든 점포의 화장실 문 전면에 아름다운 디자인을 입힌 아트 스티커를 붙였다. 스티커 안에 있는 QR 코드를 활용해 화장실의 소중함과 이용자와 청소원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는 동영상을 전달했다.

둘째로 도쿄와 가나가와현의 3개 점포에서 화장실 전체를 '고마워요'라는 테마 디자인으로 장식하는 아트 화장실 캠페인을 전개했다. 디자인 작업을 장애인 시설 'PICFA' 소속의 아티스트에게 의뢰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장애인 예술지원 사업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단순한 편의점 화장실에 예술적·사회적 가치를 불어 넣고 고객 반응을 살펴보는 '실증실험'을 단행한 것이다. 결과는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화장실 청소 횟수와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됐다.

앞으로도 이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다.

회사는 아트 화장실 추진 이후 깨끗한 화장실 사용을 뛰어넘어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동기 부여와 매장의 팬을 늘림으로써 궁극적으로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담당 직원은 100건이 넘는 답장을 받아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화장실의 '격'이 고객의 '품격'을 올리고 매출도 올라가는 선순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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