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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뜨거운 감자`… 현대차 노조 "2025년 전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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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등 월 1~2회 시행중
총선 앞두고 포퓰리즘 우려도
전문가, 생산성 저하 등 지적
주4일제 `뜨거운 감자`… 현대차 노조 "2025년 전면 도입"
국내 최대 단일노조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새 지부장이 내년부터 '주4일 근무제'(이하주4일제) 도입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근무시간 단축 문제가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주 4일제 도입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4월 있을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포퓰리즘성 공약이 난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대차 노조는 10대 임원(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문용문 후보가 1만8807표(53.2%)를 얻어 임부규(1만6162표, 45.72%) 후보를 앞섰다고 6일 밝혔다. 문 신임 지부장은 주 4일제 전면 도입, 정년 연장, 상여금 900%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문 신임 지부장은 우선 2024년 전주·아산 공장에 금요일 근무 시간을 현재 8시간에서 4시간으로 줄이는 안을 시범 시행한 뒤 2025년부터 완전한 주 4일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사측과 협의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그룹, 카카오 등 대기업들은 이미 주4.5일제에 해당하는 유연 근무제를 일부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임금단체협약을 마무리한 포스코 노사는 격주 4일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합의안에 담았다. 이미 기존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 근무로 전환하면서 휴일이 대폭 늘어났는데, 한 발 더 나아가 격주 4일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쉬는 금요일', 한 달에 한 번 월급날인 21일이 있는 주의 금요일을 쉴 수 있게 하는 '월중 휴무제'를 신설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부터 '행복한 금요일' 제도를 시행하고, 2주 동안 80시간 이상 일하면 휴가를 따로 내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을 쉴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도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매월 1회씩 주 4일제를 시행 중에 있다.

해외의 경우 유니레버와 파나소닉홀딩스,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이 주4일제 시범 도입 또는 시행 중이다.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주4일제 시행에 따른 경제 효과를 분석 중이다. 당연하지만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주4일제 시행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가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임금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명 중 3명(61.4%)은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주 4일제를 시행중인 기업교육 전문기업 휴넷은 최근 "채용 경쟁률은 3배 오르고 매출은 20% 늘었다"며 "주 4일제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93.5%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주요 대기업들이 주4일제 도입에 신중한 이유는 경직된 국내 노동환경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단체 임원은 "경쟁국에 비해 우리 기업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주40시간제가 겨우 안착돼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근로시간 유연화 같은 생산성을 제고 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주4일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짧은 근무시간으로 인한 업무 압박감 증대, 생산성 하락과 급여 삭감 가능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주4일제' 시행에 대한 여론몰이는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나라는 주4일제를 향해 가는데, 다시 노동시간을 늘린다는 것이 옳은 일이겠나. 주4.5일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치권이 주 4.5일제를 이야기할 때 국민이 던지는 질문의 핵심은 더 적은 시간을 일해도 기존의 동일한 급여를 받는가"라며 "동일 급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삶의 질 향상은커녕 강제로 근로시간 단축을 당하는 결과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이나 다양한 근무형태가 사회적으로 확산될 개연성이 높기에, 다양한 영역에서 주4일제와 같은 근무형태를 노사정 및 이해당사자들이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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