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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혁신인가 도박인가… `수익률 4배 ETN`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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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MO, '4X' 뉴욕 증시 상장
"다양성·역동적 투자환경 조성
고위험·보유 전략엔 부적합"설명
투자 혁신인가 도박인가… `수익률 4배 ETN` 등장
연합뉴스



미국에서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4배나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됐다.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레버리지 상품중 배율이 가장 높다. 등장하자 마자 '투자가 아니라 카지노'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뱅크 오브 몬트리올(BMO)은 5일(현지시간) S&P500지수 수익률 4배를 따르는 'MAX S&P500 4배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중권)'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상품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아카(NYSE Arca)에서 'XXXX'란 티커(종목명)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24.80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뒤 24.93달러에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99만달러 수준이다. 시장의 관심을 모으면서 시간외시장에서 26달러를 넘어섰다.

이 ETN은 S&P500지수가 1% 오르는 날엔 4%가 오르고, 1% 내리면 4% 내리는 구조다. ' MAX'는 올해 출시된 BMO의 레버리지·인버스 레버리지 ETN 브랜드다. 아담 스템펠 BMO 캐피털마켓 상무는 "4X 레버리지 ETN 출시를 통해 다양하고 역동적인 투자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혁신적인 수단"이라고 자평했다.

4배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이 큰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시장 상황에 맞춰 개발됐다. 시장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션 반도체 3X' 와 같은 더 높은 배율의 레버리지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 아니켓 우랄 CFRA ETF·데이터분석 책임은 "트렌드와 데이터를 보면 거래량이 가장 많고 변동성이 높은 레버리지 상품에 거래액과 거래량이 집중되는 경향이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대부분의 레버리지 상품과 마찬가지로 단기 거래를 위해 설계됐다. 레버리지는 하루 단위로 재설정되며 구조상 투자자가 장기간 보유할 경우 수익을 얻기가 어렵다. 높아진 기대 수익률만큼이나 손실 발생 시 손실률도 높아진다. BMO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이 ETN이 '매수 및 보유'를 위한 상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설명서는 "이 상품은 중장기 투자 목표를 가진 증권보다 위험하며 하루 이상 보유할 계획이거나 '매수 및 보유' 전략을 가진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명시됐다.

사실 BMO가 4배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은 첫번째 회사는 아니다.지난 2017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포스쉐어라는 회사의 S&P500 4배 추종 레버리지와 4배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 두 가지 제품을 승인했다가 즉시 중단했고, 결국 펀드는 출시되지 못했다. 앞서 규제 당국은 지난 8월에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이 장기 투자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투자자 게시판을 통해 경고하기도 했다.

월가의 시선도 곱지 않다. 기관 브로커인 테미스 트레이딩의 파트너인 조 살루치는 현지 경제매체 마켓워치와의 통화에서 "3배, 4배가 가능하다면 왜 10배, 100배는 안 되나. 지금 우리는 투자를 하고 있나, 도박을 하고 있나. 여기가 주식시장인가, 카지노인가" 라고 반문했다. 살루치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라는 주식시장 본연의 목적은 잊고 카지노처럼 순진한 투자자들의 돈을 떼먹으려는 상품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ETN으로 설계한 것도 상장 승인을 위한 편법이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ETF 정보업체 ETF닷컴 보도에 따르면 스트래터재스 증권의 ETF 애널리스트인 토드 손은 "BMO가 4배 레버리지 상품을 ETF가 아니라 ETN으로 만들어 SEC의 규정을 우회해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ETF와 ETN은 담고 있는 기초자산이 비슷한 경우가 많고 둘 다 증시에서 거래되지만, ETN은 주식보다 채권에 가까운 특징이 있다. ETF와 분명한 차이는 ETN은 신용리스크, 즉 발행주체인 증권사의 부도리스크가 있고 만기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된 XXXX ETN 역시 기술적으로는 2043년에 만기가 되는 BMO의 무담보 부채다.

또 ETN의 거래비용은 전통적인 인덱스펀드나 ETF보다 훨씬 비싸다. 수수료는 연간 0.95%까지 오를 수 있고, 일일 자금 조달 수수료 또는 조기 상환 수수료와 관련된 다른 비용이 소요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ETF는 3배 레버리지까지만 가능하다. 4배 레버리지 ETN이 출시된 이후 4배 ETF까지 나타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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