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 참석, 수천 명의 여성들에게 연설하는 동안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지금 사회적으로 놓고 보면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되는 일들이 많다"며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 혁명의 대를 꿋꿋이 이어 나가는 문제도 그렇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비사회주의적인 문제들을 일소하고 가정의 화목과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는 문제"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문화 도덕 생활 기풍을 확립하고 서로 돕고 이끄는 공산주의적 미덕, 미풍이 지배적 풍조로 되게 하는 문제도 그리고 출생률 감소를 막고 어린이 보육 교양을 잘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저출산을 막고 육아를 잘 하는 것은 엄마들과 함께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살림의 전부"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청중을 '사랑하는 어머니들'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우리 어머니들이 함께 해결해야 할 수많은 사회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연설하는 동안 다양한 색상의 한복을 입은 여성들로 구성된 대규모 청중 중 김정은 위원장을 따라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청중을 '사랑하는 어머니들'이라고 불렀다.
김 위원장은 "당과 국가사업을 맡아 하면서 힘이 들 때마다 늘 어머니들을 생각하곤 한다"며 "어머니들의 용기와 헌신이 나에게 쓰러져서는 안 될 의무감, 이름할 수 없는 무한대한 책임감과 힘을 안겨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들이 지닌 그 정신과 힘은 비단 한 가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조국의 미래를 가꾸는 자양분이 되었으며 덕과 정으로 단합되고 전진하는 우리의 사회주의 대가정을 꿋꿋이 지켜내는 원동력"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공식석상에서 김 위원장이 '출생률'을 처음 언급한 것과 관련해, 북한도 심각한 저출산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연설에 관해 "과거 대회부터 강조된 다산 외에 출생률 감소 방지가 언급됐는데, 이는 북한에서도 저출생이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도 출산율이 저조해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이고, 아이들이 시장을 경험한 세대가 돼서 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진다"며 "출산과 관련한 위험 인식이 깔려 있을 것이고, 가정 양육 과정에서 정치적 학습을 하도록 다잡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 합계출산율은 2014년 1.885명에서 올해 1.790명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통일부는 이번 행사에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대목에도 주목했다. 비사회주의 문제 해결책으로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이념적 이탈을 막고, 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북한의 어머니·여성의 역할을 강조한 게 김정은의 딸 '주애'를 띄우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북한 문제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어린 딸 주애와 함께 반복적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가족들을 격려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은 "미사일 시험에 참석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차례 모습을 노출시키는 것은 그녀가 아버지의 상속자임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