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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한파 카드사, 상생 동참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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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 상생안 큰 부담
수천억 규모 지원 한차례 나서
"상생 유도 위한 규제개선 필요"
실적 한파 카드사, 상생 동참 골머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출시 기념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2조원대 규모의 추가 상생안 윤곽이 드러나면서 제2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일명 '상생금융 시즌2' 기조를 앞세우면서 은행 다음으로 보험, 카드 등의 상생 동참을 압박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 양대 수장이 은행에 이어 오는 6일 보험업권 최고경영자(CEO)를 만난다. 이후 카드·증권업계와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속 악화일로를 걷는 카드사들은 빠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대형 금융지주사 중 계열사 전반적으로 상생안을 내놓을 경우 또 한 번 릴레이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속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카드사에 문을 두드린 취약 차주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중 우리카드가 추가 상생 프로그램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초 우리금융은 전 계열사와 함께 상생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카드는 올해 말까지 지원하기로 한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채무 감면율 및 저금리 대환대출 등)을 내년에 확대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 등내년에 추진할 내용은 우리은행의 상생안이 발표된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카드사들은 일단 금융지주와 다른 금융업권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한 차례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었던 만큼 상생 카드를 만지작거릴 뿐이다.

실적 한파 카드사, 상생 동참 골머리
앞서 우리카드(2200억원)가 상생안을 내놓은 이후 △현대카드(6000억원, 현대커머셜 포함) △신한카드(4000억원) △롯데카드(31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 △KB국민카드(3857억원) △BC카드(2800억원) 등 다른 카드사들도 청년층 및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 2위인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금융사의 공동 상생안에는 참여했다. 다만, 이후 별도로 상생 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아직도 구체화하지 않았다.

카드사들이 상생 동참에 눈치 보는 이유는 업황 악화 영향이 크다. 올해 카드사들은 실적 부진 수렁에 빠졌다.

올 3분기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합산 순이익은 7369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8626억원) 대비 15% 감소한 수준이다. 누적 기준으로도 2조781억원의 순익으로 전년(2조3530억원)과 비교해 11.7% 급락했다. 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지속할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 속 여전채 발행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아 자금 조달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상생 동참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와 고금리·고물가 속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 얇아지고 있다. 최근 상환 능력이 떨어진 취약계층이 급증했다는 지표도 나왔다.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 등 카드사 9곳의 지난 10월 기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대환대출 잔액은 1조4903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1조101억원) 대비 47.5% 급증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를 위한 상환자금 대출이다. 다중 채무자들이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달하는 대환대출 금리에도 '빚으로 빚을 갚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익 규모가 큰 은행과 달리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만큼 상생 동참을 유도할 규제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익도 내지 못하는 카드사들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같이 잘 살아보자는 '상생'의 의미가 무색하다"며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상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달 비용을 낮추는 규제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카드사들이 정부의 압박에 마지못해 참여한 데 이어, 또 한 번 상생안을 내놓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카드사마다 신용판매 부문에서 이익을 많이 내는 곳은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고, 카드론 등 카드 대출 부문서 금리 부담을 덜어주는 등의 차별화 방안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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