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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은행권, `돈잔치 희망퇴직` 눈치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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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작년 1인당 3.5억 지급
깜짝실적에도 상생 압박에 고심
축소해도 全산업군서 최고수준
11번가는 4개월분 급여 제공 예정
많게는 1인당 4억원을 웃돌던 은행권의 희망퇴직금이 올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연례 행사처럼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올해는 막대한 순이익에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등과 여론의 눈총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희망퇴직 조건을 축소하더라도 전 산업군을 통틀어 최고 수준의 조건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하다.

3일 은행연합회의 '2022 은행 경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총 2357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들 은행이 지급한 희망퇴직금은 1인당 평균 3억5548만원이다. 하나은행이 4억79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3억7600만원), 우리(3억7236만원), NH농협(3억2712만원), 신한(2억9396만원) 순이었다. 자녀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진단비까지 추가로 보장한 곳도 있다.

올해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 등 은행권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 탓에 희망퇴직 규모 등을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1~23일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56세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농협은행은 전년보다 희망퇴직금 규모를 줄였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56세 직원에게는 28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40~55세 직원에게는 20~39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희망퇴직금으로 줬다. 올해는 56세의 경우 조건이 같지만, 40~55세 직원은 20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제공했다.

아직 연말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조건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전년 대비 희망퇴직 조건을 축소할 경우 노조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초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올 1월과 7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하나은행도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상·하반기에 '준정년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폐쇄 등 구조조정을 위해서라도 희망퇴직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현 상황에서 희망퇴직 조건을 이전과 같이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희망퇴직자 자체가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은행권의 희망퇴직 조건은 전년보다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타 업권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은 근속 기간에 따라 3년 미만 10개월분, 5년 미만 13개월분, 5년 이상 재직시 16개월분의 위로금(3개월치 평균 급여 기준)을 조건으로 내걸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경기침체에 줄줄이 희망퇴직에 나선 유통업계 역시 조건이 은행권만 못하다. 이달 8일까지 만 35세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11번가는 희망퇴직 확정자에게 4개월 분 급여를 제공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1977년생 이상의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18개월치 급여 지급과 학자금 지원 등을 내걸었다.

이미선·김수연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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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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