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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vs 이낙연 `비례대표제` 정면충돌… 분열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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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병립형 회귀' 힘실어
이낙연·김부겸 '준연동형' 주장
친명-비명계 갈등 점입가경
이재명 vs 이낙연 `비례대표제` 정면충돌… 분열 가속화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 당 대표실을 찾은 정의당 김준우 비대위원장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 개편을 두고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친명(친이재명계)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하는 비명(비이재명계)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시사한 반면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는 "약속을 저버렸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지난 20대 총선에서 적용된 병립형과 21대 총선에서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혼재돼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28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해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정상적인 정치가 작동하는 사회라면 우리도 상식과 보편적 국민 정서를 고려해 타협과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 발언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병립형을 채택해 선거에 이기고 봐야 한다는 말로 해석됐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전제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고 민주당이 만들지 않으면 의석이 26석 뒤진다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공유했다. 이 대표가 "어쨌든 선거는 결과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언론인터뷰에서 "어렵사리 물꼬(준연동형 비례제)를 트고도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희화화시킨 정치권이 다시 퇴행의 길을 가려 한다면 국민의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 간곡히 호소하고 싶었다"고 촉구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원내 1당으로 다른 법안들은 민생의 이름으로 강행처리하면서 위성정당 창당문제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민주당만이라도 단단한 원칙을 지켜달라"고 압박했다.


여기에는 야권 내 주도권 다툼도 작용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였지만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자 이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진보진영내 소수 세력들을 끌어안으며 최대 의석으로 승리했다. 이제와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버린다면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이 대표를 향해 선거제 개편에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해 민주당이 최소한 병립형으로의 퇴행을 막는 유의미한 결단을 해 문재인 정부 시절 촛불 탄핵 연대를 무색하지 않게 해달라"면서 "'이재명은 한다'는 구호에 걸맞는 역사적 응답을 기대해보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의당이나 민주당이나 지향하는 바는 같다"면서도 즉답을 피했다.

당내 의견도 제각각이다. 이탄희 의원은 "이 대표가 결단해야한다"며 연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채택을 압박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도 이날 "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선거제 퇴행으로 가겠다는 얘기"라며 "이재명식 정치에 반대한다. 소탐대실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SBS라디오 출연해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야 합의를 통해 선거법이 결정됐는데 그것을 깬 게 2020년"이라며 "이제는 민주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병립형이든 준연동형이든 다 열어놓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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