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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이라더니… 대기업 웃을 때 협력사는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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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임금체불·적자 시름
현대重 하청 거성이엔지 등 폐업
기성금, 예년과 비슷해 개선 필요
조선업 호황이라더니… 대기업 웃을 때 협력사는 울었다
지난해 7월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도크 화물창에서 농성을 하고 있던 모습. 연합뉴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본격적인 조선업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하청업체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들의 어려움은 해당 노동자들의 임금체불로 이어지고 있다.

원청의 경우 최근 선가 상승과 선박 인도가 늘어나면서 적자를 탈출하고 있지만, 이들의 낙수효과가 하청업체까지 이어지기에는 아직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올해 사내 하청업체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회의 자료를 보면 HD현대중공업의 건조부, 대조립부, 판넬조립부와 관련한 거성이엔지, 흥진이엔지, 세천기업, 덕현산업, 정도산업 등이 올해 폐업했다.

지회 측은 "이들 업체들은 적게는 1억여 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적자를 보고 폐업했다"며 "이들의 폐업은 협력사들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임금체불 문제도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조선사의 경우 적자를 이어오다 최근 적자를 탈출하고 흑자전환에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HD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22분기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한화오션도 지난 2분기에 12분기 만의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청업체의 경우 여전히 불황기와 비슷한 수준의 기성금을 받으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하청업체들까지 효과가 전해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청이 하청업체에게 주는 기성금이 여전히 불황이던 때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며 "기성금이 올라가야 하청업체들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금이란 공사 과정에서 완성된 정도에 따라 원청에서 하청업체에게 지급하는 공사금액이다. 기성금이 늘어나게 되면 하청업체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하청근로자들의 임금 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공개된 한 조선업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은 시급 1만700원 수준이었는데, 이는 올해 최저임금에서 겨우 1000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 한 하청업체를 운영하다가 폐업한 50대 대표는 최근 채무 등으로 힘들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성금이 늘어나더라도 하청 노동자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며 "조선업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여전히 최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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