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혁신)계 모임 '원칙과 상식'은 28일 지도부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권한을 축소하기로 한 방침을 두고 "이재명 당대표 재선 도전을 위한 길"이라고 직격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지지율을 보면, 총선에 집중해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모든 국회의원과 원외지역위원장 등이 총선 준비로 바쁜 상태에서 당의 중요 당헌당규 의결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뚜렷한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8월.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재선 도전을 위한 길을 열어주기 위함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민주당은 2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전당대회 표 반영 비율을 20대1 미만으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했다. 현행 당헌·당규에는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 당원 5%로 설정돼 있다. 이를 국민과 일반 당원을 합쳐서 30%,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70%로 정하면서 비율 조정을 함께 한 것이다. 현재 권리당원 60표가 대의원 1표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3배 가량 높이는 셈이다.
이 의원은 이를 두고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징계에 개딸들이 최강욱을 지키자며 일어나자 이 대표는 그들을 달랠 하나의 당근을 들었다"며 "27일 이 대표는 개딸들이 처음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당헌 당규개정안을 속전속결 의결했다"고 판단했다. 대의원 권한 축소 방침이 최 전 의원 징계를 두고 반발하는 개딸 등 강성팬덤을 달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당원의 민주당을 만들자를 이유를 들었는데, 당헌당규는 민주당의 헌법"이라며 "당내 민주주의가 문제라면 총선 이후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이 그리 급해서 총선을 앞두고 당내 논의 과정조차 무시하고 속전속결로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는 것인지 '그 속내'를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등가성 당헌당규 개정이 '당심과 민심의 분리'라는 현재 민주당의 위기와 맛닿아 있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숙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재명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 또 나오려고 한다 이런 얘기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전당대회 가서 대의원들이 반발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고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왜 지금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세계적인 선진정당의 대부분이 대의원들이 심사숙고해서 의사결정을 한다"며 "(대의원제가) 70년 민주당의 역사고, 200년 동안 전 세계의 대부분 정당들이 이렇게 의사결정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의 역할과 대의원의 역할이 다르다"고 덧붙였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