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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오너 리스크`에 더 절실해진 ESG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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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압색·김범수 금감원 조사
흔들리는 지배구조에 주가 폭락
키움증권, 주가조작 의혹에 휘청
"ESG경영 데이터 관리가 위험줄여"
[기획] `오너 리스크`에 더 절실해진 ESG경영
태광 이호진 전 회장. 연합뉴스



다음 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5개년 계획을 내놓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태광그룹에 돌발 악재가 터졌다. 하필 그룹 창립 73주년 하루 전 경찰이 이호진 전 회장의 자택 등을 배임·횡령 혐의로 압수수색 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태광그룹 오너인 이 전 회장의 자택과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에 있는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광CC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그룹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전일보다 1.69% 떨어졌다. 연고점(2월21일 82만원)과 비교하면 29.27% 하락한 수준이다.

태광그룹은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ESG 중심의 경영체계 구축을 위한 '미래위원회' 를 출범시켰다. 다음날 태광그룹의 2대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 이성원 ESG운용부문 대표는 "그룹의 비전과 기틀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기를 기대한다"고 환영의 메시지까지 보냈다. 이런 영향으로 다음날 태광산업 주가가 0.5% 오르는 등 그룹의 새 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었다. 이런 기대감은 오너리스크 발생으로 싸늘하게 식었다.

ESG 차원에서의 지배구조(G)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평소 환경과 사회공헌에 신경을 써도 오너리스크가 한방 터지면 ESG 평가는 곤두박질친다.

[기획] `오너 리스크`에 더 절실해진 ESG경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카카오와 키움증권의 주가 급락도 유사한 사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된 카카오와 관련해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 등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금주 내에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법인이 형사 처벌을 받을 경우 은행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카카오뱅크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은 시세조종 혐의로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 카카오 주가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이 한창이던 지난 2월 연고점(7만900원)에 비해 거의 반토막(-44.15%)이 났다.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만 두 번이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면서 기업 존속이 위태로운 리스크에 직면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라덕연 일당의 주가 조작을 미리 알고 보유한 다우데이터 지분을 폭락 사태 전에 처분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게다가 허술한 리스크 관리로 영풍제지 시세 조종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회사가 영풍제지 사태로 5000억원에 가까운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이후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의 4분의 1 가량이 사라져 버렸다.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추세에 맞춰 ESG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오너 기업을 중심으로 환경(E)과 사회(S)에 비해 상대적으로 G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하게 대응하는 측면이 있다. ESG의 중요성을 오너가 인정하지 않는 한 G를 강화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김경식 ESG네트워크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이사회 자체가 다 오너에 유리한 사람들로 구성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거버넌스는 여러 가지 경제 정책의 역사라든지 국가별 이해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단기간에 바뀔 수 없는 문제"라며 "결국 거버넌스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밀하고 섬세한 관리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박한나·신하연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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